지난해 일본 오사카의 한 자택 욕조에서 50대 자산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현지가 발칵 뒤집힌 이후, 최근 1년 만에 한 남성이 그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된 인물은 다름 아닌 숨진 여성의 양아들이었다.
29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5일 다카이 나오코(사망 당시 54)씨 살인 혐의로 다카이 린(28)을 체포했다.
앞서 나오코는 지난해 7월22일 오사카부 다카쓰키시에 위치한 자택 욕실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익사였고, 발견 당시 그의 양 손목에는 압박 밴드로 묶인 것 같은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해당 사건을 타살 사건으로 봤고, 특히 1억엔가량을 상속 받은 나오코의 양아들 린을 수상하게 여겼다.
그는 사건 한 달 전 실직했지만, 도쿄 시내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고가 자동차와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고 회원제 바나 고급 음식점에 출입하는 등 화려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는 "외환 거래로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린의 수상한 행적은 보험금 수령 신청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린은 대학 졸업 후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에 근무했다. 다만 고객 동의 없이 보험 계약을 진행하는 등 다수의 문제를 일으켜 여러 보험회사를 오가는 신세가 됐다.
그러던 중 린은 나오코를 알게 됐다. 당시 나오코 앞으로 보험금 5000만엔(한화 약 4억8000만원)과 1억엔(약 9억7000만원)을 받는 2건의 보험이 가입돼 있었다.
린은 사건이 일어나던 해 2월 나오코에게 입양됐고, 린은 5월 나오코 보험 중 수령액 5000만엔 짜리 보험계약 수취인을 자신으로 변경했다. 이후 린은 사건이 일어난 바로 다음날 1억엔짜리 보험계약 수취인을 변경하려 했으나, 변경 경위가 석연치 않다며 보험사가 지급을 보류했다. 린은 결국 나오코 명의로 된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했지만 1억엔 가량의 유산을 상속받게 됐다.
처음부터 수상했던 린이 1년이 지난 후에야 체포된 것은 증거 확보에 시간이 오래 걸린 탓이다.
경찰은 사건 당일 린의 집에서 나오코 집까지 오는 경로의 방범카메라 영상을 샅샅이 훑었다. 마스크와 선글라스, 모자를 쓴 남성이 장갑을 끼고 테이프 같은 것을 든 채 나오코의 아파트 주변을 걷는 장면을 찾아냈다.
이후 린의 아파트 주변에서는 긴 머리 가발을 쓰고 여장을 한 남성이 떠나는 장면이 발견됐다. 린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이날 여러 차례 복장을 바꿨다.
경찰은 방범카메라 영상과 사건 정황 등을 근거로 린의 살인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린은 나오코에게 입양될 당시 시청에 제출한 신고서에 증인으로 등재된 친아버지와 당시 배우자의 서명을 위조한 것과 보험금 수취인을 무단으로 변경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