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중왕전' PGA 챔피언십, 아시아 국적 최초 준우승 위업
매 시즌 성장 거듭하며 새 기록 제조기로 존재감 부각
일생의 기회 놓치고도 "너무 기쁘다" 정상급 멘털 장착
임성재(24·CJ대한통운)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네 번째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임성재는 29일(한국시각) 미국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펼쳐진 ‘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에 1타 뒤져 스코티 셰플러(26·미국)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 셰플러에 7타 뒤진 공동 4위(16언더파)로 4라운드를 출발한 임성재는 자로 잰 듯한 샷을 앞세워 전반에만 4타 줄이며 선두를 1~2타 차로 바짝 추격했다. 14번 홀에서 실수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15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만회했다. 17번 홀에서 한 타 더 줄여 선두에 1타 차로 따라붙었으나 다18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살짝 비켜 가며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아깝게 우승은 놓쳤지만 챔피언십 준우승은 역사에 남을 대단한 성과다.
시즌 상위 30명만 출전할 수 있는 챔피언십 준우승을 통해 임성재는 모든 기록을 넘어섰다. ‘별들의 잔치’ ‘왕중왕전’으로 불리는 투어 챔피언십에서의 준우승은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다. 2011년 최경주(52)가 기록한 공동 3위가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플레이오프 대회 합산 성적인 페덱스컵 랭킹도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역대 가장 높은 2위에 올랐다.
어느덧 네 시즌 째를 마친 임성재는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8-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임성재는 매 시즌 굵직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는 2020년에는 혼다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11월 마스터스에서는 아시아 최초 준우승도 달성했다.
네 시즌 우승은 두 차례지만 큰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임성재는 올 시즌에만 상금으로 150억원 이상을 챙겼다. 이번 시즌에는 우승 1회와 준우승 3회 포함 톱10에 9차례나 진입할 만큼 꾸준했다. 그런 꾸준함을 바탕으로 임성재는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상위 30명만 진출하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한국 선수 최초로 4년 연속 출전했다.
멘털은 더 성장했다. 14번(파4) 홀 더블보기만 아니었다면 ‘왕중왕’이 될 수도 있는 일생의 기회를 놓쳤지만 활짝 웃었다. 임성재는 “5등만 해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2등이라는 성적을 내 너무 기쁘다.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되겠다. 그러다 보면 기회는 늘 찾아올 것”이라며 여유 있는 미소까지 지어보였다.
해마다 성장하며 변화하는 임성재에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지독한 훈련이다. 오른 새끼손가락이 온전히 펴지지 않을 만큼의 지독한 훈련을 바탕으로 임성재는 날카로운 아이언샷과 웨지샷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
변함없는 훈련량으로 끌어올린 샷과 정상급 멘털까지 장착한 임성재의 다음 시즌은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