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서서 인사, 시민은 앉아서 식사...
‘도둑’은 큰소리, 국민들 ‘싸가지 언행’이 일상화
추석 무료급식 봉사에 나타난 상징적 장면
‘2년 전쟁’ 끝나면 나라 정상으로 돌아가야
대통령 윤석열이 김치찌개를 끓이는 건 뉴스가 아니다.
후보 시절 이미 계란말이 실력으로 요리 솜씨를 과시한 바 있다. 오랜 총각 생활과 본인 취향으로 갈고 닦은, 웬만한 주부도 흉내 낼 수 없는 장인(匠人)의 각(角)이었다.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만들고, 별것 아닌 일을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벤트로 ‘사기 치는’, 연출 기술자 탁현민이 없어서였을까? 계란말이 때도 김치찌개 때도 이재명의 ‘개딸’들 같은 열성 팬들의 감탄, 환호성은 들리지 않았다.
노무현이나 문재인이 그와 같은 프로 음식을 내 놓을 수 있었다면, 광신도 진보좌파들은 아마 깜빡 죽었을 것이다. 늙은 교주에게 ‘낭군님!’이라고 불렀다고 최근에 보도된 한 사이비 종교 신자들이 연상되는 맹목적 진영 응원단이기에 그렇다.
팬덤(Fandom, 열성 지지자들)이 없는 윤석열은 대신 접대한 시민들로부터 냉대(?)만 받았다. 서울 명동성당 무료급식소에서 그가 김치찌개 700인분을 직접 끓여 배식하고 그걸 먹는 노숙인, 노인들에게 다가가 인사하는 장면 사진은, 미풍양속(美風良俗)과 예의범절(禮儀凡範)이 사라진 2022년 대한민국 사회의 단면(斷面)이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은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명절에 사진 찍히려고 나와 형식적인 인사나 하려 한다는 생각을 그 ‘피급식자(被給食者)’들은 했을 수 있다. 노숙하는 처지나 밥 한 끼 먹을 형편이 안 되는 자신이 초라해서 그냥 앉아 있었을지도 모른다(일어서려고 엉덩이를 들썩인 사람들도 보이긴 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대통령은 허리를 90도로 꺾어 절을 하고 시민은 앉아 있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그게 달라진 시대의 민주 국가에서 보여야 할 올바른 대통령과 국민의 관계라고?
어디 그런 게 있나? 잘못된 관계는 대통령이 속으로는 국민을 졸(卒)로 보면서 겉으로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쇼를 할 때 그 앞에 있는 국민이 굽실거리는 것이지 대통령이 앞치마 두르고 정성껏 요리를 해 식사를 대접할 때 일어서서 인사를 하는(대통령에 예를 표하는 의미와 함께), 당연한 종류가 아니다.
이런 상징적인, 나라가 제대로 가지 않고 자꾸만 무너져 가는, ‘싸가지 언행’의 진원(震源)은 반정부 장수 이재명과 그의 당 민주당, 진보좌파 열성 지지자들의 적반하장(賊反荷杖)과 반항이다. 이들이 못된 본보기를 보이면서 선동질을 해 일반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부가 하는 일에 부정(否正)과 냉소(冷笑) 일변도로 대하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내미는 손을 뿌리치는가 하면 공손히 하는 인사도 받는 둥 마는 둥 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그러는 게 자랑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를 지지하지 않았고, 반대한 정책들이 많아도 대통령은 대통령이다. 전임 대통령에게 확성기로 욕설 모욕을 하는 사람이 처벌받듯이 현직 대통령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는 시민도 꾸지람을 받아야만 한다.
이 부끄러운 시민들을 대표하는 이재명은 변호사다. 손가락 10개가 부족할 만큼 많은 죄를 지은 범법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미 한 가지는 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변호사라 그 기소가 어떤 엄청난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선고되면 국회법과 정당법에 의해 국회의원 직이 박탈되고, 당 대표 자격이 상실되며, 5년간 피선거권(被選擧權)을 잃는다. 그것뿐이랴? 선거법 위반의 경우 국민 세금으로 돌려받은 대선 선거 비용 434억원을 다시 내놔야 한다.
방탄(防彈) 부대의 압도적 지지로 선출돼, 유구한 역사의 이 나라 민주화 진영 대표 정당에 치명적인 파탄(破綻)을 내게 됐다. 본인은 4중 방탄복(服)이 벗겨지면서 쌍방울과 유일한 인연으로서 입었다고 한 ‘쌍방울표 내의’만 남게 될 수도 있다.
거짓말과 말 바꾸기의 명수(名手)인 그와 민주당 ‘똘마니’들이 이래서 과장된 저항을 하고 있다. 어떻게든 ‘정치 보복’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 도둑이 이것저것 이집 저집에서 도둑질을 해놓고 경찰에 걸리니 ‘내가 미우니 죄 없는 날 잡으려 한다’고, 웃기지도 않는 큰소리를 치는 격이다.
이재명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그의 보좌관 김현지가 전화 문자로 선언한 바와 같이 전쟁 맞다. 다만, 정치 보복과의 전쟁이 아니고 이재명 거짓말과 비리(직권남용 등)와 벌이는 전쟁이다.
이재명이 처음에 한 말 - “대장동 개발은 내가 설계했고, 내가 진행한 내 행정 최고의 치적이다. 대장동 개발 신화가 ‘이재명은 합니다’로 만들었다.”
이재명이 그 후 바꾼 말 - “대장동 개발은 국민의힘 당이 토건(土建) 세력과 결탁해 저지른 최악의 부동산 사업이다. 설계자, 진행자를 발본색원하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기가 한 말을 180도 뒤집어 버리는 사람이 수사와 기소를 피하기 위해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고 당 대표 의자에 앉았다. 그 들러리를 서 준 사람들이 민주당 586 운동권 출신 중진 의원들이고, ‘처럼회 코미디’ 초선들이며, 2030 세대들이라고 그럴싸하게 알려졌다가 실제로 서초동 규탄 집회에 나온 여자들을 보니 동원된 듯한 5060 아줌마들이었다고 하는, 정체불명의 ‘개딸’ 지지자들이었다.
민주당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생각 있는 진보좌파 진영 사람들이라면 속으로 슬며시 회의(懷疑)가 들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 정상이다.
“박근혜를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장난하는’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세워 한 번 실패했으면 충분하다. 그런 인물에 아직도 미련을 두고 앞으로 최소한 2년 동안 계속될 ‘전쟁’을 치러야 할 민주당 당원들이 참으로 안됐다.
민주당이야 그들 알아서 할 일이지만, 나라는 2년 후에 비정상이 정상으로 바뀌고 철도 들고 예의도 알게 되어서 제대로 굴러가야만 한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