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中 상무위원장 방한
尹대통령 예방·국회의장 회담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15일부터 17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중국 상무위원장은 우리의 국회의장 격으로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에 이어 중국 공산당 '서열 3위'로 평가된다.
리 위원장의 이번 방한은 김진표 국회의장 초청에 따른 것으로, 지난 2월 초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의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이다. 박 전 의장은 당시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바 있다.
중국 상무위원장의 방한은 지난 2015년 장더장 전 위원장 이후 7년 만이다.
중국 대표단으로는 양전우 전인대 상무위원장 비서장, 우위량 전인대 감찰 및 사법위원회 주임위원, 쉬사오스 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 주임위원, 장예수이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위원 등 장관급 4명과 차관급 3명이 참석하며 총 66명 규모다.
국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회담 의제가 정해져 있진 않다"면서도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의회 차원의 협력과 한반도 평화 등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지난 30년 동안 양국 간 교역 규모나 인적교류가 엄청나게 성장한 만큼 우호관계를 이어나가자는 취지의 인사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리 위원장은 16일 오후 김 의장과 회담을 가진 뒤,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중 간 중요한 고위급 교류이자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과 양자 관계 및 공동 관심사에 대해 깊이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심화·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오닝 대변인은 "방문 기간 리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고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하며 한국 각계 인사들과 우호를 교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일정(29일)을 앞두고 리 위원장이 한국을 찾는 만큼,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리 위원장의 방한이 "우리 측 국회의장 초청에 따른 것"이라며 "국회 차원의 교류로 볼 수 있다. 상징적 의미로 방문하는 것이 더 크다. 양국 관계가 직면한 문제들과 관련해서는 아마 크게 논의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측이 공식적으로 한국 정부 외교정책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표명할 경우, 미중 전략경쟁과 관련한 한국의 '우호적 입장'을 유도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 교수는 리 위원장 방한이 "해리스 부통령 방한을 견제하려는 의미일 수 있다"며 "현재는 의식할 수 밖에 없는 타이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