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이사국 유엔 헌장 지켜야"
러·중·북 '핵 위협' 거론 "美 군비 통제 조치 돼있어"
이란에 "핵 무기 보유 허용 않을 것"
"미군 대만방어" 논란에 '하나의 중국' 재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뻔뻔하게 유엔 헌장 원칙을 위반했다"고 힐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는 전쟁을 위해 더 많은 군인을 동원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일부를 합병하기 위한 가짜 투표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유엔헌장에 대한 매우 중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점을 상기시키며 "유엔 상임이사국이 주권국을 지도에서 지우려고 이웃을 침공했다"며 "한 사람의 선택으로 인한 매우 노골적인 전쟁"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유엔헌장 원칙을 지키는 것은 모든 책임 있는 유엔 회원국의 임무"라면서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은 유엔헌장을 지속해서 옹호하고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점령한 지역 4곳의 친러시아 성향 행정부 수반이 러시아 영토로 정식 합병하겠다며 주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 지역은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남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등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군 동원령을 내리며 서방이 러시아에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힐난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북한의 핵 위협도 언급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무모하게 (핵무기)비확산 체제에 대한 의무를 무시하고 유럽을 상대로 노골적으로 핵 위협을 가했다"며 "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은 지난 1월 (비확산 체제 의무) 약속을 재확인했지만, 지금의 세계는 이런 터무니 없는 상황을 그대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는 불가능한 위협을 하고 있고, 중국은 전례 없는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북한은 유엔 제재를 대놓고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든 미국은 중요한 군비 통제 조치를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핵 전쟁은 승리 없는 전쟁이며 결코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확산 체제는 유엔의 가장 큰 성공 중 하나로, 우린 세상이 후퇴하도록 내버려 둬선 안된다"며 "외교가 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에 대해선 핵 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란이 의무를 이행할 경우 이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에 상호 복귀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란이 핵 무기를 획득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양안문제에 대해 거론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은 대만 방어를 할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어느 나라에도 미국과 다른 국가들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