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언유착 및 자막 조작 사건 규정하며 대대적 공세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 구성…28일 항의 방문
민주, 언론 탄압이라 맞서며 박진 해임건의안 당론 발의
"제발 보통 인간 기본상식으로 바라보고 판단하길" 맹폭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두고 여야 공방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은 27일 이번 사건을 '정언유착 및 자막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민주당은 "외교 참사", "언론 탄압"이라고 맞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당론 발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를 구성해서 편파 방송 시정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자 출신의 3선 박대출 의원이 TF 팀장을 맡고 박성중·윤한홍·윤두현·최형두·장동혁·조수진 의원이 참여한다. TF는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에 항의 방문을 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보도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소위 지라시를 자막으로 그대로 입혀 방송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포기한 행위"라며 비판했다.
직전 원내대표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MBC 자막 조작 사건'의 본질은 광우병 사태처럼 MBC가 조작하고 민주당이 선동하여 정권을 위기에 몰아넣으려는 시도"라고 했다. 또 "MBC의 백악관 메일이야말로 이 사건의 실체를 명징하게 보여준다"며 "가짜뉴스로 미국까지 속여서 '외교참사'로 비화시켜 윤석열 정부를 흔들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MBC는 지금 당장 백악관으로 보낸 메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이 같은 공세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종일 제가 MBC와 유착돼서 윤 대통령의 소위 막말 보도를 미리 알고 터뜨렸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한마디로 기가 찼다"며 "이런 터무니없는 황당무계한 주장들과 이를 여과 없이 보도한 기사를 보면서 고급진 말로는 '후안무치', 날 것 그대로 표현하면 역겨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보통 인간의 기본 상식으로 바라보고 판단하기를 권면드린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또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발의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확인도 안 되는 상태에서 국민의 귀를 의심케 하는 (MBC 등에 대한) 제재 이야기가 나오는 건 참으로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위성곤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의안과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29일 본회의에서 아마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에서 "박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은 국회의원 재적 3분의 1(100명) 이상이 발의하고 과반(150명)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발의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를 거친다. 169석을 가진 민주당은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은 정치적 압박용으로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안건 상정이 여야 협의로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김진표 국회의장을 설득해 해임건의안 표결의 상정 자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의사일정이 협의되지 않으면 의안 상정이 안 되기 때문에 의장에게 협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