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24일까지 윤석열 정부 첫 국감 진행
與, 文정부 태양광·탈원전 집중 추궁 예정
野, 대통령실 이전·김건희 의혹 등 공세할 듯
윤석열 정부의 첫 국회 국정감사가 4일 막을 올린다. 여야는 이번 국감에서 각각 '전(前) 정부 책임론'과 '현(現) 정부 견제론'을 펴며 정국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14개 상임위원회는 이날부터 24일까지 21일간 국감을 진행한다. 이후 운영위·정보위·여성가족위 등 겸임상임위 3곳의 감사가 내달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국감의 피감 기관은 지난해보다 38곳이 늘어난 783곳이다.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치러져, 여야의 신경전은 어느 때보다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를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실정을 책임론을 부각하고, 다수당인 민주당으로부터 정국 주도권을 확보, 국정 동력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이번 국감은 지난 문재인 정부 5년을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마지막 국감"이라며 "국감을 활용해 모든 적폐와 나라를 망가뜨린 행위들을 다시 한번 선명하게 정리하고 넘어간다는 각오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정책인 태양광 및 탈원전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준비 없이 졸속으로 신재생 사업을 밀어붙여 국민의 혈세를 빼먹었다고 주장하며, '태양광비리진상규명특위'를 구성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국민이 납부하는 전기요금의 3.7%를 떼어내 조성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사업의 위법·부당 사례를 비롯해 원전 산업 쇠퇴 등의 문제점을 거론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안보 문제도 정조준한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어민 북송 등 당시 일어난 이슈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의 문제점 등도 부각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특히 국민의힘은 지난해처럼 '이재명 국감'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자들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폭로할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공세를 폈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허위 학력·경력 의혹 등을 거론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미 관련 특검법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대통령실 이전 비용 등도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 비용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밝힌 이전 비용 496억원보다 더 많은 1조794억9700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하며 파상공세를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 단장을 맡고 있는 한병도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정감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이전 비용 실체를 밝히고 이어질 내년 예산 심사과정에서도 빈틈없는 심사를 통해 혈세 낭비를 철저하게 막아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순방 기간 중 불거졌던 비속어 논란에 대해서도 국감 기간에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외교 참사'의 책임을 묻겠다며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 대통령실 인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로 인한 민생 위기에 이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대응, 이른바 '시행령 통치'로 대표되는 일방적이고 비민주적 국정 운영 등도 따지겠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국감을 윤석열 정권이 스스로 무너뜨린 공정과 상식을 살리는 시간으로 만들겠다"며 "복합위기 속에서 불안한 국민을 지키는 민생 국감, 대책 없는 정부를 대신해 대안을 만들어내는 정책 국감, 국민과 소통하는 국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