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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는 발라더로, 발라더는 그룹으로…예능 통해 장르 변화 꾀하는 가수들


입력 2022.10.11 08:26 수정 2022.10.11 08:2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고막소년단' '두 번째 세계' 등 예능 제작 잇따라

"가수·제작진 니즈 충족...실력으로 시청자 납득시켜야"

“스펙트럼 넓은 가수되는 것이 목표죠.”


최근 가수들은 쇼케이스 등을 통해 이 같은 바람을 드러낸다. 실제로도 많은 가수들이 자신의 주력 장르를 넘어서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일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엔 래퍼는 발라더로 발라더는 그룹으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장르 변신에 나서는 아티스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고막소년단' ⓒ카카오TV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고막소년단’은 폴킴, 멜로망스 김민석, 정승환, 하현상, 빅나티 등 일명 ‘고막남친’들의 보이그룹 도전기를 담는다. 프로필 촬영, 음원 제작, 녹음, 무대 준비 등 데뷔 과정을 팬들과 공유함으로써 더구나 라이브는 물론 퍼포먼스, 작사, 작곡 등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입증해온 터라 이들이 보여줄 무대 퀄리티에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폴킴, 김민석, 정승환 등 명품 라이브 실력과 감성을 지닌 발라더들이 그룹 멤버로서 어떤 하모니를 선사할지도 관심이다. 앞서 론칭 라이브 및 깜짝 버스킹 공연에서 이들은 방탄소년단(BTS)의 ‘봄날’, 지오디(god)의 ‘촛불하나’,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LOVE DIVE),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Hype boy) 등을 자신들의 색깔로 완벽하게 커버하면서 이들이 11월 말 발표할 신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래퍼들의 도전도 활발하다. 래퍼 저스디스는 지난 8월 2일 발라드 도전기를 담은 웹예능 ‘노선 바꾼 저스디스’를 공개했다. 임창정이나 적재, KCM 등 발라드 가수들에게 특훈을 받고, 곡을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거절 아닌 거절을 당하는 험난한 과정이 남기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다. 이 웹예능은 매회 수십만뷰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화제성을 입증했다.


웹 예능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여러 발라드곡을 발매하며 발라드 가수로서의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3일에는 전통 감성 발라드 신곡 ‘찢어졌다 붙었다 다시’(You Remix)(Prod. DOKO)를 발매했고, 이후 두 번째 발라드 ‘우리 헤어지니’, 소유와 콜라보 한 세 번째 발라드 ‘나는 이별이에요’를 연이어 발매했다.


기존 걸그룹에서 래퍼 포지션에 있던 멤버들도 보컬 도전에 나섰다. JTBC ‘두 번째 세계’에서 유빈(원더걸스), 신지민(AOA), 문별(마마무). 미미(오마이걸), 엑시(우주소녀), 주이(모모랜드), 문수아(빌리), 김선유(클라씨) 등 내로라하는 걸그룹 래퍼들은 각자의 독특한 음색을 살린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마마무 문별은 밴드 데이식스(DAY6)의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s), 워너원(Wanna One)의 ‘에너제틱’(Energetic) 등으로 최고점을 휩쓸며 보컬리스트로서의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도 1.5세대 아이돌 그룹 클릭비의 리드보컬 출신인 김태형이 하반기 중 트로트 오디션 출연을 예고하는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기존에 선보였던 포지션에 머물지 않고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장르로의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예능 외적으로 가수들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건 그리 이색 시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예능을 통해 이런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크다. 넓은 스펙트럼을 증면하는 동시에, 예능이라는 매체를 통해 화제성까지 동시에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콘텐츠가 성공적인 건 아니다. 새로운 도전의 과정을 대중과 공유하는 만큼,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대표적으로 ‘두 번째 세계’의 경우 한 자릿수가 안 되는 시청률은 차치하더라도, 경연 영상들이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보컬 도전’ 보다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를 꾸미는 것에 치중되어 있는 터라 경연의 본질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음악 예능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작가는 “가수들은 시간이 흐르고, 연차가 쌓일수록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예능 제작진 역시 기존 가수에게서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부분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는 포맷이기 때문에 이 같은 프로그램 제작이 이어지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단순히 장르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 실력적으로도 충분히 납득이 가능해야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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