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은행권 '환율 주의보'…4대銀 석 달 새 3천억 '적자'


입력 2022.10.18 06:00 수정 2022.10.18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2분기 외환거래 손익 -2873억

올해 실적 새로운 악재 급부상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 4대 은행이 외환거래에서 최근 석 달 동안에만 3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섭게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은행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들어 더욱 커진 시장의 불안을 감안하면 환율이 올해 은행권 실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외환거래 이익에서 손실을 뺀 손익은 총 287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거래 손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 자산과 부채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환차손과 외환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 등을 합한 값이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외환거래 손익이 마이너스(-) 1399억원으로 적자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역시 해당 금액이 각각 -1115억원, -451억원으로 적자였다. 조사 대상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외환거래 손익만 플러스(+) 92억원을 나타냈다.


4대 은행 외환거래 손익.ⓒ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의 외환거래 부문 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배경에는 고공행진을 벌인 환율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올해 2분기 동안에만 1212.1원에서 1298.4원으로 7.1%(86.3원)나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환율 급등은 금융사 손익에 회계 상 악재로 여겨진다. 가장 대표적인 항목이 외화환산손익이다. 이는 보유한 외화채권 채무를 원화로 환산해 평가할 때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보여준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사의 외화채권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외화환산손실이 커질 수 있다. 외화 부채와 자산 사이의 갭이 커지면서 그 만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 외화환산이익은 개선되는 효과를 받는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들어 환율 급등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외환시장의 불안에 따른 은행권의 실적 악화가 앞으로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말 이후 13년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한 상태다. 올해 3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1430.2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0.2%(131.8원)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달러화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지난 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세 번 연속으로 단행했다. 아울러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은 4.4%로 예상됐다. 미국 기준금리가 연내에 이 같은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1.25%p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11월과 12월의 FOMC에서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과 빅스텝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로 외화 조달을 축소하기 힘든 여건 속에서 계속되는 환율 상승은 향후 은행권 실적의 발목을 잡는 중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