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발렌시아와의 원정서 역전 결승골
벤투 감독의 최종 엔트리 결정에도 영향?
마요르카 이강인(21)이 친정팀 발렌시아를 상대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강인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1라운드 발렌시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고 1-1로 맞선 후반 38분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이강인은 지난 8월말 라요 바예카노와의 리그 3라운드서 기록했던 시즌 첫 골 이후 8경기 만에 두 번째 득점 맛을 봤다. 이강인은 이번 득점으로 시즌 공격 포인트 2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강인의 이번 득점은 3가지 의미를 지닌다.
일단 이강인이 팀에 승리를 안기는 역전 골을 넣음으로써 마요르카는 강등권을 탈출할 수 있게 됐다.
경기가 열리기 전 리그 15위에 머물고 있었던 마요르카는 최근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팀 성적도 점점 추락 중이었다. 하지만 이강인의 활약 속에 5경기 만에 승리를 추가한 마요르카는 3승 3무 5패(승점 12)째를 기록, 리그 12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놓게 됐다.
친정팀 발렌시아를 향한 강렬한 메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이강인은 10세 나이였던 지난 2011년 발렌시아와 유스 계약 맺고 스페인 무대에 진출했다. 청소년기를 발렌시아에서 보내며 성장을 거듭한 이강인은 마침내 2018년 프로 데뷔까지 이뤄냈고 승승장구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논EU 규정에 의해 이강인은 설 자리를 잃었고 결국 발렌시아가 자유계약으로 풀어주며 10년간 이어졌던 인연이 끊어지고 말았다. 팀에 대한 충성이 남달랐던 이강인은 물론 이적료를 한 푼도 건지지 못한 발렌시아 모두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이강인은 정 들었던 메스타야로 다시 돌아와 자신을 응원해주던 발렌시아 팬들 앞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한 활약이었으나 그만큼 아쉬움도 남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이강인 득점 후 세리머니 대신 두 손을 들어 올린 뒤 손을 모아 관중석을 바라볼 뿐이었다.
월드컵 개막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에게도 메시지를 던진 이강인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A매치 2연전에 이강인을 불러들였다. 1년 6개월만의 대표팀 합류였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2경기 동안 끝내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았고 다시 한 번 선수 운용의 폭이 좁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유럽 무대, 그것도 빅리그인 스페인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이강인이 최종 엔트리에 발탁될 수 있다는 명분이 되기 충분하다. 과연 벤투 감독이 이번 이강인의 득점을 어떻게 바라볼지,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할 최종 26명의 명단은 다음달 12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