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아시아교육협회에 초기 운영재산 60% 출연
사교육업체·출판업체 등 130여개업체, 협회에 가입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교육 관련 사단법인을 설립할 당시 사교육업체 대표가 출연금의 절반 이상을 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는 28일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사교육업체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인데, 이 후보자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퇴임 이후 에듀테크 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사단법인 아시아교육협회 설립 허가 신청서를 보면 이주호 후보자와 에듀테크 업체 대표 A씨 등 2명이 법인 초기 운영재산을 출연했다. A씨는 2400만원, 이주호 후보자는 1900만원을 각각 협회 운영재산으로 무상 출연한다는 증서를 작성했다.
애초 협회는 누리집에 공개한 기부금 모금·활용 명세서에 A씨가 협회 설립 다음 달인 2020년 5월 24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법인 설립 신청서를 보면 A씨의 출연 증서는 2019년 11월 이주호 후보자와 같은 날 쓰여졌다.
이 후보자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주도적으로 공익법인을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설립 당시 운영재산만 놓고 보면 사실상 에듀테크 업체 대표와 6대4 비율로 공동 출연한 모양새다.
A씨가 운영하는 에듀테크 업체 누리집을 보면 전국 220여개 프랜차이즈 수학 전문학원과 전국 74개 직영 초·중·고 종합학원을 운영한다고 쓰여 있다. A씨는 에듀테크 관련 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협회에는 유명 사교육업체와 교과서·참고서를 발행하는 출판업체 등 약 130개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앞서 A씨는 이 후보자가 올해 초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 출마했을 당시에도 500만원을 후원했다.
A씨가 이 후보자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것으로 보이자 정치권에선 그가 사실상 이 후보자와 에듀테크 업체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민석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장관 퇴임 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적 활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사교육업체의 이익을 대변한 공생을 공적 활동으로 포장한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아시아교육협회는 이 후보자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교육관련 협회다. 협회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총 2억9800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협회 설립 직후부터 최근까지 이사장을 맡아오다 부총리 후보자 지명 직후 사임했는데, 아시아교육협회는 에듀테크 기업들로부터 총 1억2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