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토로…"매도 문의가 더 많아"
"매수세 회복 쉽지 않아…한동안 거래 절벽 지속 전망"
"뭐 문의야 왔어요. 근데 거래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네요."
1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A 공인중개소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이후 문의는 있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질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앞서 정부는 15억원 초과 아파트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무주택자 및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완화하는 등 시장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산한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님이 드나드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간간이 걸려오는 전화 상담도 금방 끊어지기 일쑤였다. 중개사무소가 밀집한 거리엔 형형색색 입간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치동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 자체가 이렇다 보니까.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정말 없다"며 "개점 휴업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개사도 "그냥 쉬고있는 상태라고 보면된다"며 "이번 달은 아직까지 한건의 매매 거래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인근 강남권 지역도 거래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도 잠잠한 상황이다. 오히려 매수 문의 보다는 매도 문의가 더 많다고 한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금이야 살 사람 보다 팔려고 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며 "그러다 보니 급매물도 쌓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매수세가 쉽사리 회복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이 하락기에 접어든 가운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소득기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여전해 고소득자가 아니면 웬만큼 대출을 받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중개사들은 "거래가 더욱 위축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이와 비슷하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원래 부동산이라는 것이 오를 때 수요자들이 매수한다. 떨어질 때는 매수시기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아무리 대출을 풀어줘도 이자도 높고, 가격도 떨어지고 있으니 살 사람이 나오지를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식이 돼야 그나마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확률이 높다"며 "지금 상태로는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될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