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구단주, 팀 인수 후 누구보다 적극적인 투자
LG도 밑바닥 다지며 체질 개선, 롯데도 190억원 확보
우승을 위해 확실한 투자에 나섰던 SSG 랜더스가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키움과의 홈 6차전을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재창단한 SSG는 2년 만에 프로야구 정상에 올랐고, SK 시절을 포함해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완벽했던 2022시즌이었다. SSG는 개막 후 10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자리에 올라섰고 정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며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SSG는 V5를 달성, KBO리그 명문 구단으로서의 발판을 닦는데도 성공했다. SSG는 SK 시절인 2007년과 2008년, 그리고 2010년 3회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의 시대를 연 바 있다. 이후 2018년 업셋 우승에 성공했고, 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면서 KBO리그 최다 우승 부문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SSG가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시나 정용진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단 SSG 선수단의 올 시즌 총 연봉은 227억 400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10개 구단 연봉 총액이 804억 172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SSG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에 달한다. 특히 한국시리즈서 맞붙었던 키움 선수단의 연봉은 56억 2500만원으로 4분의 1에 불과, 제법 큰 선수단 체급 차이를 보였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SSG의 우승은 KBO리그 향후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가 곧 성적’이라는 공식이 이번에도 성립됐기 때문이다.
과거 KBO리그는 90년대 등장한 현대 유니콘스가 막대한 자금을 풀어 선수 영입에 나섰고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려 우승까지 도달한 바 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삼성 라이온즈가 특급 FA 수집에 나서 2005~2006년 2연패에 성공했고 2010년대에는 두산과 NC가 전력 구멍의 마지막 퍼즐을 메우면서 왕좌에 오르기도 했다.
그렇다고 투자가 확실한 성적을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롯데와 한화가 대표적인 예로 A급 선수 몇 명으로는 팀 체질을 바꿀 수 없음이 증명됐다.
결국 무작정 돈을 쓰기 보다는 팀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내실을 다진 뒤에야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나서는 것이 훨씬 유리한 구조의 KBO리그다.
특히 2000년대 투자에 나섰다가 많은 시행착오 끝에 팀 방향을 바꾸고 강팀으로 거듭난 LG 트윈스가 적절한 사례다. 여기에 롯데 역시 이사회를 통해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했고 이 돈으로 안경 에이스 박세웅과 장기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군 구장 재정비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