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차 토뱅도 54억 증가
기업대출 진출에 리스크 부담
인터넷 전문 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 채권이 반년 새 330억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적극 대출을 늘리고 있는 인터넷 은행 입장으로서는 리스크 관리에 더욱 고삐를 죄야하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289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34.0% 증가했다. 액수 기준으로는 327억원이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사례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통상 부실채권을 분류하는 잣대로 쓰인다.
회사별로 보면 카카오뱅크 고정이하여신이 714억7100만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2.9% 증가했다. 액수로 보면 6개월 새 133억원 늘었다.
케이뱅크는 520억5900만원으로 36.8% 늘었고 토스뱅크도 53억2000만원으로 15841.2% 급증했다. 토스뱅크가 지난해 10월 출범한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6개월 새 부실채권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악화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은행의 총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케이뱅크로 같은 기간 0.06%포인트(p) 올라 0.6%을 기록했다.
그다음 카카오뱅크가 0.27%로 0.05%p 올랐다. 상승폭이 가장 컸던 곳은 토스뱅크로 0.12%p 오른 0.13%를 기록했다.
특히 인터넷은행 3사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높은 데다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 영역으로 적극 확장하고 있어 이같은 부실채권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7월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각각 23%, 24%를 기록했으며 토스뱅크도 9월 말 기준 40%를 넘어섰다.
이들은 올해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을 시작하면서 중신용 자영업자까지 영역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부터 최대 1억원 한도의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대상은 사업자등록 후 영업 중인 개인사업자로 자사 대출이 어려울 경우 제휴사 연계대출로 이어준다.
또 사업장 운영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 자영업자들에게도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도 올해 2월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보증서나 담보 없이 신용도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금리는연 5~15% 수준이다.
케이뱅크도 올해 5월 보증서담보 사업자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9월 말부터 최대 1억원 한도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신용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에 불확실성이 많아 부실채권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며 “여신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인터넷은행들의 기업대출 진출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CSS 고도화에 심혈을 기울여 부실채권을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