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정책보좌관 출신 대외협력 전문가
3년째 멈춘 항공기·직원들… AOC 발급·투자유치 관건
이스타항공을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김문권 (주)성정 대표가 직접 올랐다. 대한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다양한 항공사에서 근무한 이력을 보유한데다 국토부 정책보좌관 출신인 만큼 현재 국토부에서 멈춘 이스타항공의 AOC(항공운항증명) 발급이 속도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3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지난 22일 진행된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 이사 자리에 (주)성정의 김문권 대표가 선임됐다.
김 대표는 64년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한항공, 한국경제신문을 거쳐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정책보좌관을 지낸 대외협력 전문가다. 최근 에어프레미아 대외담당 상무, 소형항공사 NF-Air 대표를 거쳐 지난 8월 ㈜성정의 대표로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형남순 성정 회장이 김 대표가 항공업계 이해도가 높고 대관업무에 오래 몸담은 만큼 이스타항공 대표로 세우기 위해 성정으로 먼저 합류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에서 정책보좌관을 지낸 만큼 김 대표가 현재 제동이 걸린 AOC 발급 업무에 채찍을 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영업재개를 위한 필수 조건인 AOC 발급과 관련해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항공 감독 주무 부처인 국토부 출신 인재를 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성정 대표로 부임한 것이 8월인데, 당초 이스타항공의 회복을 위해 성정 대표로 먼저 데려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정과 이스타항공을 직접 진두지휘하게 된 만큼 김 대표의 어깨는 매우 무겁다. 가장 시급한 숙제는 단연 3년 전에 멈춘 이스타항공의 항공기를 하늘로 띄우는 일이다. 영업 재개를 위해서는 현재 국토부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문제삼아 멈춰있는 AOC를 필수적으로 따내야한다.
문제는 시간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는 지다. 빠른 시일 안에 영업이 재개되지 않으면 이스타항공은 물론 성정의 재무구조까지 악화될 수 있어서다.
실제 성정은 지난해 인수 후부터 이스타항공에 이미 13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투입했다. 이는 AOC 발급을 위한 비행 훈련, 직원들의 인건비 등으로 빠져 나갔지만, AOC 발급이 난항을 겪으면서 유급 휴가 중인 500여명의 직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려면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상태가 됐다. 이 같은 구조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선 영업재개를 통한 수익 창출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셈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스타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추가 투자 유치도 김 대표의 당면 과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AOC를 겨우 따내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추가적인 항공기 도입 등을 위한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걸음마를 내딛는 이스타항공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간 AOC 발급이 미뤄지면서 면허 취소에 이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있었지만, 김 대표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국토부에서 재무구조와 관련해서 이스타항공에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성정이 이스타항공에 대한 의지가 강해 추가적인 자금 투입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생각돼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김문권 신임 대표는 항공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대외협력 전문가로 성정의 대표로서 책임경영 체제하에 당면한 위기 극복과 정상화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