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경색에…기업대출 '껑충'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 은행권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10년여 만에 처음 7%를 넘어섰다.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은행으로 쏠리면서 기업대출 금리도 25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10월 예금은행의 가계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7.22%로 전월 대비 0.60%포인트(p)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가 7%대를 넘어선 것은 2013년 1월(7.02%) 이후 9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반 신용대출을 포함한 10월 신규 가계 대출 금리는 5.34%로 같은 기간 0.19%p 올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82%로 0.03%p 올랐다. 가계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29.0%로 5.0% 상승했다.
한은은 가계 대출 금리가 전월 대비 상승폭이 작았던 배경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금리로 이동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을 꼽았다. 또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내리거나 금리 상승 속도가 완만한 코픽스 연동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규취급액 기준 기업 대출 금리는 5.27%로 0.61%p 상승했다. 1998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 금리는 5.08%로 0.70%p,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5.49%로 0.62%p 올랐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업 대출 금리 상승 배경으로 "고금리 장기대출 취급이 늘고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은행대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 평균은 5.26%로 0.55%p 상승했다. 기업대출 금리가 평균 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예·적금 금리도 크게 뛰었다.
신규취급액 기준 10월 저축성수신금리는 4.01%로 같은 기간 0.63%p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자금시장 불안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유동성 규제비율 충족 노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
상품별로 보면 정기예금(순수저축성예금)의 평균 금리가 3.97%로 0.62%p 상승했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4.27%로 0.78%p 올랐는데, 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0.73%p, 금융채 금리가 0.68%p 오른 영향이다.
예금은행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1.25%p로 두 달 연속 줄었다.
은행 외 금융기관 가운데 상호저축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연 5.22%로 1.45%p 뛰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박 팀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상호저축은행 등이 특판 행사 등을 통해 수신 확대를 노력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