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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통전부 출판사'가 풀이한 김정은의 '협상조건'


입력 2022.12.01 04:30 수정 2022.12.01 04:3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지구상에 핵무기가 존재하고

제국주의가 남아있으며

美 등의 반공화국 책동 지속되면

핵무력 강화 노정 끝나지 않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 노동당 대남기구인 통일전선부 소속 출판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학창 시절부터 최근 행보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책자를 발간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북한 주적론, 한미동맹 강화 등 대외노선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연설에서 언급한 '협상 조건'을 구체적으로 풀이해 이목을 끌었다.


30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에 따르면, 통전부 소속으로 대남·대외용 출판물을 펴내는 평양출판사는 지난 23일 '파멸로 향한 질주'라는 제목의 책자를 출간했다.


책자는 "공화국의 핵정책이 바뀌자면 세상이 변해야 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정치·군사적 환경이 변해야 한다"며 "지구상에 핵무기가 존재하고, 제국주의가 남아있으며, 미국과 그 추종 무리들의 반공화국 책동이 끝장나지 않는 한 우리 공화국의 핵무력 강화 노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언급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살'을 붙인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우리의 핵정책이 바뀌자면 세상이 변해야 하고 조선반도의 정치·군사적 환경이 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윤 정부 대북구상인 '담대한 구상'에 김 위원장이 언급한 정치·군사적 환경 변화 논의가 포함된다며 대화 복귀를 촉구해왔다.


실제로 권 장관은 지난 9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개최한 포럼 축사에서 김 위원장의 연설 내용을 언급하며 "우리의 담대한 제안(구상)은 이를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북한이) 다시 살피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 한미일 타격용 무기들이 전시된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공식입장으로 간주하긴 어렵지만, 평양출판사 책자 내용을 고려하면 북한은 비핵화에 선을 긋고 군축협상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굳혔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일 타격용 '전술핵'과 미국 본토 타격용 '전략핵'을 구분 짓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둘 중 하나만 협상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해왔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집중한 뒤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군축협상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책자는 미국 언론 및 전문가들이 "북조선(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그 위에서 진지한 거래를 모색해야 한다" "북조선은 이미 비핵화 싸움에서 이겼다" "이제는 북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때"라는 발언을 내놨다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책자는 "우리 공화국은 세계적인 군사강국, 핵보유국"이라며 "'유일 초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미국도 감히 접어들지 못하는 우리 공화국을 한갓 식민지 하수인에 불과한 윤석열 역적패당 따위가 '북 주적론'을 떠들며 어째보겠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썩은 닭알로 청바위를 깨겠다는 것과 같은 무모한 망동"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선 "우리 공화국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 같은 물건짝과 바꾸어보겠다고 개꿈을 꾸는 윤석열 역적패당의 추태에 정말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며 "윤석열 역적패당은 그 누구를 '걱정'하기 전에 인간 생지옥, 암흑의 세상인 제 집안부터 바로잡을 '담대한 구상'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30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에 따르면, 노동당 통일전선부 소속으로 대남·대외용 출판물을 펴내는 평양출판사는 지난 23일 '파멸로 향한 질주'라는 제목의 책자를 출간했다. ⓒ조선의오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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