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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실적 또 '뒷걸음'…페퍼‧모아 '반토막'


입력 2022.12.01 10:26 수정 2022.12.01 10:39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톱10 순익 2560억원…전년比 19%↓

SBI 자산 16조원…전북은행과 비등

ⓒ연합뉴스

국내 10대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600억원 가까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신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늘고, 각종 규제에 막혀 영업환경마저 녹록치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페퍼‧모아저축은행은 순익이 반토막 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2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89억원) 감소했다.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모아와 페퍼저축은행으로 각각 50%, 47%가량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다올저축은행(-28%) ▲웰컴저축은행(-27%) ▲애큐온저축은행(-25%) ▲SBI저축은행(-20%) ▲한국투자저축은행(-8%) 순으로 순익이 후퇴했으며 OK저축은행의 경우 가장 적은 3% 축소에 그쳤다. 반면 OSB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순익 개선에 성공했다. 이들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0%, 41% 늘었다.


한편 10대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말 총자산은 전년 동기(59조원) 대비 24% 늘어난 73조36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이 36%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그 뒤를 페퍼저축은행(32%)과 SBI저축은행(30%)이 이었다.


이중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약 16조9000억원으로 지방은행인 전북은행(22조9000억원)을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저축은행 3분기 당기순이익 현황.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저축은행 업계는 상반기 실적악화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배경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과의 수신금리 경쟁, 대출규제로 인한 영업환경 제한 등이 주효했다고 진단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대폭 올리자 저축은행들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등 올해 들어 수신금리 경쟁이 치열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수신금리로만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인상 경쟁으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가중되고 고객이탈 마저 우려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사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53%다. 지난해 12월 1일 연 2.34%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배 이상이 오른 셈이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올해 초 2%대에서 6월 말 첫 3%대를 돌파한 후 줄곧 상승해 10월에 5%를 돌파했다.


수신금리 경쟁이 이토록 치열한 데 비해 대출 영업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점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대출총량 규제로 대형 저축은행 기준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14%에 그치는 등 공격적인 대출영업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 한다.


최고금리 인하도 역시 걸림돌이 됐다. 지난해 7월 최고금리는 종전 연 24%에서 연 20%로 낮아져 고금리 대출영업길이 막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 경쟁으로 조달비용이 급증한 가운데 대출영업은 어려워졌고 각 사 별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 적립 규모를 선제적으로 늘리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결합 돼 업계 실적을 끌어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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