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피자 팔고 간편식·버거까지 확장
성장동력 발굴·육성 통해 수익성 강화에 ‘힘’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사업 다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육성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 내겠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목표다.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 ‘치킨만 팔아선 안 된다’는 인식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육성에 나선 것이다.
치킨업계 ‘빅3’라고 불리는 교촌에프앤비·BHC·제너시스BBQ만 봐도 명확하다. 치킨을 중심으로 사업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사이드 메뉴부터 수제맥주 개발을 넘어, 햄버거와 브런치 카페 등 경쟁이라도 하듯 잇달아 신사업 계획을 내놓으며 수익성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이들은 치킨 사업 하나만으로 연간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다만 치킨 사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이 문제다. 누구나 창업하기가 쉬워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특히 치킨업계는 통상 365일 성수기로 알려졌지만, 계절을 타는 업종이다. 명절과 방학 시즌이 대표적이다. 명절에는 가구 소비가 증가하는 달이기도 하고, 이 시기 쉬는 가맹점들도 많아 매출이 낮게 잡힌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배달 소비 확산으로 세분화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 고객 만족도와 가맹점 매출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해외 사업 확장 등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치킨업계, 무한한 시도…“트렌드에 따른 메뉴 확장 속도”
제너시스BBQ는 지난 6일 브런치와 베이커리류를 취급하는 매장을 선보였다. 치킨 매장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복합외식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늦은 오후 식사나 포장에 국한되지 않는 치킨 외 메뉴를 선보여 추가 매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이색 체험을 추구하는 MZ세대 성향에 맞춰, 베이커리와 브런치(플래터), 수제 화덕피자까지 메뉴를 확장했다. 브로드웨이 극장을 연상시키는 간판 디자인과 대리석을 활용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모두 사로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BQ관계자는 “기존에는 메인 상권에 매장을 오픈하더라도 ‘치킨’에만 주력을 했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식사와 디저트, 커피 등을 전부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 트렌드가 생겨 이에 주목하게 됐다”며 “이미 해외에서는 발생하고 있는 소비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을 오픈한 결과 치킨을 즐기는 분들 뿐 아니라 빵과 커피 등 다양한 음식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1호점인 송리단길점 오픈을 기점으로 내년에도 집객이 많이 되는 국내 상권과 해외로까지 플래그십을 적극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교촌에프앤비와 BHC그룹은 치킨 이외의 신사업으로 발을 넓힌 상태지만, 이를 더욱 확장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각 사만의 강점을 활용해 시장을 빠르게 공략해 나가고 있다.
교촌은 권원강 창업주가 다시 경영에 복귀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중이다. 권 회장은 2019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했다. 향후 교촌은 미주·동남아를 전략 시장으로 삼고, 31년간 개발·생산한 소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간편식 등 세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벤처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기업형벤처캐피털(CVC) 설립으로 국내외 푸드테크 관련 다양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사내 벤처 육성을 벤처 투자의 주요 방향으로 삼았다.
가장 최근에는 치킨 배달과 관련해서도 과감한 실험에 나섰다. 최근 드론 물류 배송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치킨 드론 배달 시범비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교촌은 파블로항공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드론 배달 상용화를 위한 업무 구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bhc는 종합외식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bhc는 미국 유명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에 기대를 걸고 있다. bhc는 이달 초 강남에 슈퍼두퍼 글로벌 1호 매장을 오픈했다. 개점 2주 만에 버거 메뉴 약 2만개를 판매하는 등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는 설명이다.
bhc그룹은 수년 전부터 여러 외식업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치킨업을 중심으로 시작해 한국식 소고기 식당 등으로 차근차근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닭고기 이외의 상품 비중을 늘리며 브랜드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사업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bhc그룹은 ▲한우 전문점 창고43(부자되세요) ▲수입 쇠고기 구이 전문점 불소식당(불소) ▲순댓국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보강엔터프라이즈) ▲ 쇠고기 전문점 그램그램(빅투)을 잇달아 인수하며 외식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올해 원부자재, 물류비 등 제반비용 상승으로 치킨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움직임은 향후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