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개막
박효신·박은태·카이·옥주현·조정은·윤공주 등 출연
클래식의 거장, 세기의 천재, 악성(樂聖) 베토벤의 이야기가 무대에 펼쳐진다. 베토벤의 고뇌와 사랑, 그리고 영혼까지 담은 뮤지컬 ‘베토벤’은 지난 2019년 극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의 공동 기자간담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후 EMK뮤지컬컴퍼니와 7년여의 개발 작업을 통해 지난 8월 초 크리에이티브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작품의 최종 개발 단계를 거쳐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독일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킬앤하이드’ 등을 성공시킨데 이어 올 여름 오스트리아 빈의 쇤부른 궁전에서 열렸던 ‘엘리자벳’ 30주년 기념 콘서트 연출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연출가 길버트 매머트,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을 연출한 왕용범이 협력 연출로 참여했다. 이밖에도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음악 감독 김문정, 문성우 안무 감독, 오필영 무대 감독이 힘을 보태면서 기대를 끌어올렸다.
길버트 매머트 연출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작품은 베토벤이 가지고 있는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베토벤의 인생 말미 불멸의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발견됐고, 그것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작품의 출발점을 짚었다.
작곡가 베토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작품에서 ‘음악’이 가지는 힘은 매우 크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베토벤의 삶이 투영된 음악들이 다양한 형태로 다가왔다. 뮤지컬에 적합한 소재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월광’ ‘비창’ 등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곡들에 한국어 가사를 붙였다”고 소개했다.
길버트 매머트 연출은 베토벤의 음악들이 갖는 힘을 믿었다. 그는 “베토벤 음악엔 특별함이 있다. 클래식적인 문법과 형식을 넘어서서 감정을 녹여냈다는 점이 베토벤 음악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품 자체로도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 작품을 무대 위에서 구현해낼 배우들의 면면도 화제를 모았다.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는 앞서 “EMK 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진이 함께 모여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각기 가진 노하우의 최대치를 공들여 준비해온 대작인 만큼, 작품의 메시지와 아름다움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선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이며 예술가이자 고결한 영혼의 소유자인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으로는 박효신·박은태·카이가,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기 전 진행된 정략결혼으로 안온하지만 공허한 삶을 살던 중 루드비히를 만나 그동안 갈구했던 삶의 의지와 열정을 발견하게 되는 안토니(토니) 브렌타노 역으로는 조정은·옥주현·윤공주가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도 이해준·윤소호·진인욱(카스파 반 베토벤 역), 박시원·김성민(프란츠 브렌타노 역). 전민지·최지혜(베티나 브렌타노 역), 이정수(밥티스트 피초크 역) 등이 함께 한다.
김문정 감독은 “박효신, 박은태, 카이의 헤어스타일 때문인지 정말 베토벤처럼 느껴진다. 베토벤이 가진 절망, 고독, 환희가 모두 느껴진다. 토니를 연기하는 옥주현, 조정은, 윤공주도 역할에 따라 단아하게 보인다”라며 배우들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연습을 하면서 ‘사람의 목소리만큼 좋은 악기는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베토벤의 음악을 우리나라 아티스트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곡들을 만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확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엄홍현 프로듀서는 “어떻게 하면 창작 뮤지컬이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감히 한국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여러 프로듀서들이 뮤지컬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고, ‘베토벤’은 이런 현상을 증명할 작품”이라며 “K-뮤지컬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일이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달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