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다 보면 소도 보고 중도 보는 것"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추진 중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박 전 원장 이력 등을 문제 삼아 복당을 반대한 정 최고위원에게 직접 사과 의사를 밝히며 복당 불씨를 더욱 키워가는 모양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은 전날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정청래 의원한테 전화했었다"며 "제가 문재인 (전) 대통령하고 (민주당)대표 경선에서 싸우고 안철수 신당으로 나온 것을 (정 최고위원이) 굉장히 섭섭해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정 최고(위원)도 나를 비난했고 민주당 사람들이 다 비난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일 미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문 전 대통령 당선된 이후 "청와대에 가서 별도로 (문 전 대통령을) 2번 만나 제가 사과했다"며 "본래 액션이 크지 않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덥석 제 두 손을 잡더니 '대표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요즘 TV에서 얼마나 많은 정책적 지원을 해주는데 감사합니다. 저 그렇게 좁은 사람 아닙니다. 앞으로도 도와주세요'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나를 국정원장 시키지 않았는가. 그러면 끝난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정 최고위원이 문제 삼은 문 전 대통령과의 갈등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박 전 원장은 "제가 다시 한번 (정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며 "세상 살다 보면 소도 보고 중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개최해 박 전 원장의 복당 신청을 의결했다.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이재명 대표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복당 허용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마지막 절차인 16일 최고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박 전 원장이 과거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하는 등 당 내홍을 일으킨 이력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정 최고위원 입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가 박 전 원장 복당에 대한 최종 결론을 연기한 가운데 이르면 19일 최고위에서 의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