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수도권 병원 중 가장 늦어
신현영 픽업 위해 길 우회 가능성
與 "사실이면 직권남용 중대범죄"
입장 표명 및 의원직 사퇴 촉구도
국민의힘이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최악의 갑질"이라며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태원 참사 당시 닥터카 탑승을 강하게 비난했다. 무엇보다 신 의원을 닥터카에 탑승시키기 위해 20~30분가량 출동이 지연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은 이태원 참사 당일인 10월 30일 오전 0시 51분 병원을 출발해 오전 1시 45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소요 시간은 54분으로 수도권 14개 대학병원 중 가장 길었다. 명지병원 보다 더 거리가 멀었던 아주대병원은 26분, 의정부 성모병원은 36분 만에 각각 현장에 도착했다.
소요 시간이 길어진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다. 명지병원 DMAT팀은 합정역과 신촌역, 이대역을 거쳐 이태원 현장으로 가는 도중 신 의원을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강변북로에서 신용산 방면으로 진입하는 최단거리 코스에 비해 10~20분 지연됐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신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명지병원의 의사로 근무했었다.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한 김종혁 비대위원은 "새벽에 24.8km를 달려가는 데 54분이 걸렸다. 36km 떨어진 수원 아주대병원 팀은 2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며 "(명지병원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대부분 조치가 완료된 상태였다. 분초를 다투던 출동 시간에 응급차 도착을 지연시켜가며 현장에 도착한 신 의원은 어떤 구호활동을 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명지병원 닥터카로 현장에 새벽 1시 40분쯤 도착했다'고 했던 신현영 의원은 그야말로 닥터카를 콜택시쯤으로 생각한 것인가. 직권남용은 범죄"라며 "신 의원으로 인한 20~30분의 DMAT 출동 지연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최악의 갑질이며 이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1분 1초의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구급차까지 이용하여 사진찍기 소품으로 이용, 희생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든 '참사 속의 참사'"라며 "그런 민주당이 정의의 투사라도 되는 양 "조속한 국정조사", "진상규명" 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지 못할 촌극"이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신 의원의 입장 표명과 함께 의원직 사퇴도 촉구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신 의원이)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이태원) 현장은 대부분 골든타임 4분을 훌쩍 넘겼다고 강조했다"며 "4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면서 정작 본인 때문에 재난의료지원팀을 30분이나 늦게 도착하게 만든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그러면서 "본인의 정치적 골든타임을 위해 희생자들의 골든타임을 앗아간 것"이라며 "국민들의 준엄한 질문에 답하기 바란다. 그리고 의원직을 내려놓기 바란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