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돈 상속" 떠벌리던 이기영…택시기사 살해 후엔 '600만원' 커플링 샀다

이기영, 50대 전 여자친구·택시기사 살해 혐의 구속…신상공개 결정

함께 살던 여성 살해하고 한 달쯤 지나 "갑자기 큰 돈 상속 받게 됐다" 주변에 떠벌려

택시기사 살해 후엔 기사 카드로 고가 커플링 구매…고급 술집·호텔도 이용, 총편취액 5400만원

경찰, 프로파일러 투입 사이코패스 검사…파주 공릉천에 버렸다는 50대 전 여친 시신 수색도

전 여자친구·택시 기사 살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 ⓒ 경기북부경찰청

전 여자친구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 씨가 범행 후 피해자의 카드로 고가의 커플링을 구매하는 등 파렴치한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함께 살던 50대 여성을 살해하고 한 달쯤 지났을 때는 자신이 갑자기 큰 돈을 상속 받게 됐다며 주변에 떠벌리고 다닌 것으로 보도됐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지난 29일 금융기관으로부터 숨진 택시 기사 A씨 신용 카드 사용 내역 등을 제공 받아 분석한 결과, 이 씨가 범행 직후 A씨의 카드로 6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커플링, 고급 술집, 호텔 등을 결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기존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여자친구 선물용 명품 가방 구매'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또 A씨 수첩을 보고 스마트폰 잠금 패턴을 푼 뒤, 비대면 방식으로 수천만원에 달하는 대출도 받았다. 신용카드 사용액과 대출금 등 그가 편취한 금액은 5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이후 A씨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택시 기사 본인 행세를 하기도 했다.

이 씨는 20일 오후 11시쯤 음주운전을 하던 중 택시와 접촉 사고가 나자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합의금을 충분히 주겠다"며 A씨를 집으로 유인했다.

그러나 자신이 예상한 합의금과 A씨가 요구한 금액이 맞지 않자 폭행해서라도 입막음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A씨는 112에 신고하려고 했고, 이 씨는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둔기를 이용해 A씨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의 범행 후 행적으로 미뤄 살인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계속 살펴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날부터 수사에 프로파일러를 투입, 사이코패스 검사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다만 현행법상 이 씨가 검사를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는 없다.

경찰은 또 이 씨가 올해 8월 8일 새벽 파주 공릉천 변에 버렸다는 50대 전 여자친구 B씨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도 이어간다. 지뢰 유실 위험으로 인해 육로 수색에 제한이 있어, 수중 수색을 위주로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