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2조4천억 '급증'
삼성생명 이어 2위 '선점'
교보생명이 확보한 퇴직연금 계약 금액이 1년 새 2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을 제치고 업계 2위에 오르며 두각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향후 관건은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수익률 관리가 될 전망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보유계약 건수는 지난해 9월 말 95만414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8만8738건) 증가했다. 금액도 9조589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3.3%(2조3944억원) 늘었다. 건수와 금액 모두 퇴직연금 보유계약 규모 상위 생명보험사 10곳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특히 보유계약 금액은 1년 전 4위에서 2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삼성생명이 25조6168억원으로 선두를 지킨 가운데 교보생명과 푸본현대생명(8조9064억원), 한화생명(8조1099억원), 미래에셋생명(5조7176억원)이 뒤따르는 모양새다.
이밖에 흥국생명(3조3929억원), IBK연금보험(3조2867억원), 신한라이프(2조8806억원), 동양생명(2조6338억원), 푸르덴셜생명(929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확대는 전략적 접근에 따른 결실이다. 2021년 선제적으로 DB형 DC형 수수료 면제에 나서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이밖에 전문인력을 통해 퇴직연금컨설팅센터와 법인고객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가입자를 늘리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지난 11월에는 퇴직연금을 도입했거나 검토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운영 및 관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 운영보고회를 통해 고객사에 분기마다 퇴직연금 운영 현황을 보고하고 투자·컴플라이언스·임직원 커뮤니케이션 등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점도 교보생명의 강점이다. 가입자와 직접 만나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를 도와주는 일대일 맞춤 컨설팅도 운영하고 있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최근 금리 인상과 증시 불황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고객 수익률 회복을 위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 컨설팅을 강화하고, 개인 고객을 위한 맞춤형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맞춤형 포트폴리오, 추천상품 정보, 금융시장 리포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교보생명은 다양한 퇴직연금 영업활동을 통해 고객을 늘리며 현금 유동성 확보에 유리해졌다. 퇴직연금 가입금액을 통한 자산운용으로 수익 창출에 활로가 열린 셈이다.
다만 올해도 기준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경제상황이 불안정함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에서 계속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서는 수익률 향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걱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