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재명 "무혐의 났는데 검찰이 보완수사 지시…'답정 기소', 검찰쿠데타"


입력 2023.01.10 11:18 수정 2023.01.10 13:33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수 밖에 없어…이미 결론 정해놓은 검찰 설득 무의미"

"나를 욕하는 건 상관없지만…성남시의 주권자 위한 노력 범죄로 조작하는 건 용납 못해"

"김대중·노무현도 검찰 모략으로 고통 당해…이 분들이 당한 것, 사법리스크 아닌 검찰리스크"

"나는 '어항 속 금붕어', 기득권과 싸워와…성남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 사유화할 수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다. 사진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지난 2018년 11월 여러 다른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역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이다. ⓒ데일리안

'성남FC'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찰이 무혐의로 종결지은 사안에 대해 검찰이 보완수사를 지시한 것은 '답정 기소'(답을 이미 정해놓고 하는 기소)"라고 비판하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기소를 목표로 두고 수사를 맞춰가고 있다.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검찰에서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결론을 정해놨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검찰을 향해 "그들이 저를 욕하는 것은 상관 없다. 그러나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오직 이재명 제거에만 혈안이 돼서 프로축구가 고사해도, 지방자치가 망가져도, 적극 행정이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그들의 태도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신을 향한 '사법리스크' 비판에 대해선 '검찰 리스크'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등등의 모략으로 고통당했다"며 "이 분들이 당한 일이 사법리스크였는가. 그거는 사법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였고 검찰쿠데타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어 "조봉암 사법살인사건, 유우성 간첩조작사건, 강기원 유서대필사건 등등의 셀 수 없이 많은 검찰의 사건조작이 있었다.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다"며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어항 속 금붕어'라고 빗대며 결백을 재차 호소했다. 그는 "저는 기득권과 싸워오면서 스스로를 언제나 어항 속 금붕어라고 여겼고 그렇게 말해왔다"며 "공직자들에게 숨기려 하지 말고 숨길 일을 하지 말라, 숨기려 하는 사람은 개인에 불과하고 아마추어에 불과하지만 숨긴 걸 찾아내는 수사기관은 프로 전문가들이고 집단이고 권력과 예산, 조직과 노하우를 가진 거대한 집단이다, 결코 속일 수 없다 이렇게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의혹'에 대해서는 "성남시의 소유이고 성남시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성남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성남시민들한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며 "적법한 광고계약을 하고 광고를 내주고 하며 받은 광고 대가, 광고비를 굳이 무상의 후원금이라고 우긴다. 성남시의 적법한 행정과 성남FC 임직원들의 정당한 광고계약을 관계도 없는데 서로 엮어서 부정한 행위처럼 만들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날 현장에는 정청래·장경태 의원 등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문진석·조정식 의원 등이 동행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 1당인 민주당 입장에서는 검찰 공안, 검찰 독재에 강력히 항의한다. 국민들도 알다시피 이 성남시 건만 놓고 봐도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이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니까 다시 꺼내서 답을 정해놓고 타협을 밟아나가는 상황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5~2018년 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농협·현대백화점·알파돔시티 등 6개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산건설은 2014~2017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에 소유한 용지 용도를 병원시설에서 업무시설로 변경해주는 혜택을 받던 시기 후원금 42억원을 성남FC에 집행했다. 검찰은 네이버 제2사옥 신축 허가, 차병원의 옛 분당경찰서 용지 매입 등도 성남FC 후원금 집행과 겹치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각 기업이 처해있던 상황, 이례적으로 큰 후원금 규모, 후원 이후 이뤄진 성남시의 각종 특혜 지원 등을 토대로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공여죄' 적용을 검토 중이다. 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제3자에게 뇌물을 주게끔 요구하거나 약속을 받았을 때 성립된다. 여기서의 부정한 청탁은 '묵시적 청탁'도 포함하기에 혐의의 적용 범위가 넓다. 다만 묵시적 청탁임을 보이기 위해선 '대가성'이 성립함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뇌물죄보다 입증이 까다롭다.


검찰은 최근 네이버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민원 문건이 대가성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네이버는 2015년 제2사옥 건축 허가 요청이 포함된 '성남시에 제기할 민원' 문건을 작성한 직후 성남FC에 39억원을 후원했고, 그 결과 1년 뒤인 2016년 성남시에 제2사옥을 건립할 수 있게 됐다. 두산건설 역시 2014년 10월 '병원 용지 용도를 변경해주면 성남FC에 후원하겠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성남시에 보낸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성남FC에 거액을 후원한 여러 기업들이 청탁 전후로는 후원금을 집행한 내역이 없거나 금액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후원금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대가성 성격이었다는 쪽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네이버, 차병원 등 여러 기업과 대장동 관계자들 사이에서 "후원금 압박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는 점도 검찰 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