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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최고위원 후보들의 '엄카' 공방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3.01.16 07:00 수정 2023.01.16 07:06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친윤' '비윤' 대결로 가뜩이나 어지러운 전당대회

청년 정치인들, 기성 정치인들 구태 답습할 셈인가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 위치한 국민의힘 당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30대 젊은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서 난데없는 '엄마카드' 공방이 펼쳐졌다. 청년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과 일반최고위원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이 "엄마카드로 정치하네 마네"하며 맞붙었다. 한 중진의원은 "이렇게 격 떨어지는 선거판이 있었냐"며 탄식했다.


포문은 장 이사장이 열었다. 그는 김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일반최고 경선 기탁금은 4000만원, 청년최고는 1000만원으로 3000만원 차이가 난다. 엄마카드로 정치하는 이준석 키즈들이 참 부러울 따름"이라며 청년최고 선거에서 대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은 "윤핵관 키즈인 장 이사장이 저에게 돈 얘기를 하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며 "과거 본인 페이스북에 고급차, 고급 시계 자랑하시던 건 모두 장 이사장 능력이 아닌 '엄마카드'의 도움이었냐"고 직격했다.


보수정당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2016년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하고, 청년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하는 지도체제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탄생했다. 청년층의 목소리를 지도부에 반영하고 청년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직전 청년최고위원 사이에 '정책 대결'이 아닌 '누구누구 키즈', '엄마카드'라는 유치하고 소모적인 말싸움만 남았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장 이사장과 김 전 최고위원은 여권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이다. 장 이사장은 윤석열 대통령 '청년 참모 1호' 인사로 잘 알려졌고,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90년대생'으로 유일하게 국민의힘 지도부에 입성했다. 현재 전당대회는 '친윤(親尹)'과 '비윤(非尹)' 대결로 가뜩이나 어지러운 모습이다. 청년 정치인들마저 기성 정치인들의 모습을 따라간다면 보수정당의 미래는 없다. 유능한 청년 정치인들에게 거는 당원들의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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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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