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후 가치 급상승, EPL 구단 등 러브콜 이어져
1월 이적불가 방침에 불만..소속팀 SNS 계정 언팔로우
팀 입장 강경한데 불화로 상승세 꺾이면 이강인 손해
“(이적설에 대해)다 알고 있다. 이번 시즌까지만 남아달라고 설득했다.”
이강인(21·마요르카) 잔류를 위해 애쓰고 있는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말이다.
마요르카 아기레 감독은 27일(한국시각) 스페인 매체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이강인이 면담을 요청했다. 그를 둘러싼 이적설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까지 남아달라고 설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이 끝나고 여름이적시장이 열리면 이강인은 더 만족할 만한 조건으로 이적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강인은 잘 성장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기레 감독 평가대로 이강인은 올 시즌 마요르카의 핵심 자원(17경기 2골 4도움)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베스트 멤버에 선정될 정도로 그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이전의 단점을 완벽 보완하면서 새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강인을 외면했던 벤투 감독도 그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이강인을 발탁해 조커로 활용했다. 이강인은 정교한 왼발로 조규성 골 등을 어시스트하는 맹활약으로 화답했다.
2025년 6월까지 마요르카와 계약된 이강인의 가치는 월드컵 이후 더 치솟았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들과 프리메라리가 일부 클럽들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며 이적료를 제시했다.
그러나 마요르카는 이강인에게 온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선수를 내주고 강등권으로 떨어졌던 아픔이 있는 아기레 감독은 이적 불가 방침을 지지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강인이 마요르카의 1월 이적불가 방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 쌓인 이강인의 상태를 전했다. 이강인은 SNS에서도 소속팀 마요르카 공식계정을 언팔로우한 상태다.
‘더 큰 팀으로의 이적은 허용한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이강인이 불만을 품을 수는 있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빠르게 도약하고 싶은 이강인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마요르카는 바이아웃을 통한 이적만 허가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들리는 소식만 놓고 보면 마요르카가 내건 1700만 유로(약 230억원)를 제시한 팀은 없다. 결국 이강인은 후반기를 마요르카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후반기에도 마요르카에 묶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중심을 잡고 뛰어야 한다. 그런 태도가 이강인을 영입하려는 팀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행히 이강인은 거친 불만이 담긴 글을 게재하지 않았고, 팀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팀과 불화가 생기면 이강인에게도 큰 손해다. 발렌시아 시절 팀과 불화로 마음고생을 하며 상승세가 꺾였던 아픈 기억이 있다. 가까스로 발렌시아를 탈출해 마요르카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확실하게 마련했다. 발렌시아 때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이강인과 대화한 주장 라이요는 “이적은 그들(구단)의 일이다. 지치거나 분노하다 활약이 약해지면 이강인은 피해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 자신을 위해 마요르카에서 더 집중하고 뛰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