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트랙 사태 회고한 홍준표
"무책임·무능 지도부 만나면 피눈물"
전과 달리 즉각 받아친 나경원
"삐뚤어진 선입견이 가져온 억측"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019년 패스트 트랙 사태를 회고하며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해 "무책임하고 무능하다"고 비판했다. 해당 시점에 원내대표로 지도부의 일원이었던 나경원 전 의원은 곧바로 "망상 속 소설"이라며 받아쳤다.
홍 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잊혀진 재판이 있다. 패스트 트랙 재판"이라며 "2019년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에서 야당이던 우리당이 국회 통과를 물리적으로 막으려다가 당대표·원내대표를 비롯해 전현직 의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나는 단식 중이던 황교안 대표를 찾아가 공수처법은 우리가 집권할 때 폐기하면 되니 넘겨주고 괴이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막는 협상을 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당시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다음해 공천이 걸린 의원들을 압박해 최전선에 내세웠고,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한 그 지도부는 이후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특히 "지도부가 나서 검찰 수사 단계에서 우리가 책임질 테니 지시에 따른 의원들은 기소하지 말라고 협상이라고 했다면 전현직 의원 수십명이 정계 퇴출의 족쇄를 아직도 차고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그래서 무책임하고 무능한 지도부를 만나면 의원들과 당원들만 피눈물 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최소한의 사실 관계조차도 모르고 쓰는 망상 속의 소설이자 본인의 삐뚤어진 선입견이 가져온 억측일 뿐"이라고 즉각 받아쳤다. 최근까지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하며 홍 시장의 거센 공세에도 침묵을 유지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당시 여당과 어떤 협상을 치열하게 하고 있었는지, 제가 원내대표 직을 계속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아마 홍 시장은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물론 사실을 이야기해도 듣지도 않을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지속적으로 저를 비열하게 공격하는 그 정치적 의도는 짐작이 간다"며 "매일 같이 보여주는 그 모습이 딱해서 대꾸도 안 했지만, 적어도 패스트 트랙 재판에 관해 이런 허황된 왜곡을 하는 것만큼은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왜 그렇게 조급하시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