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우유‧두부‧냉동만두 등 주요 가공식품 순위 5위 내 포진
가격에 품질도 업그레이드…수십년 스테디셀러 밀어내기
신상품 단기간 최대 판매량 기록도
식품업계에서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성비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품질과 종류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되면서 수십년 간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를 밀어내는 등 식품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31일 데일리안이 식품산업통계정보(FIS)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작년 상반기 기준 과자, 우유, 두부, 냉동만두 등 주요 가공식품 매출 순위에서 PB 상품이 5위권 내 상위권에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낵류에서는 새우깡(576억원)에 이어 2위(481억원)를 기록했고, 비스킷은 3위, 우유는 4위, 두부‧냉동만두는 각각 5위를 차지했다.
가공식품은 매출 변동이 보수적인 업종으로 유명하다. 어렸을 때부터 수십년 간 길들여져 온 입맛 탓에 스테디셀러 변동이 거의 없는 편이다.
스낵류 1위에 올라 있는 농심 새우깡의 경우 50년 넘게 관련 품목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포카칩, 고깔콘, 프링글스, 맛동산, 오징어땅콩, 꼬북칩, 허니버터칩, 썬 등 10위 안에 드는 상품 모두 일부를 제외하면 수십년간 스테디셀러로 유명한 상품들이다.
하지만 그런 새우깡마저 2019년 한해에는 PB상품에 1위 자리를 내주며 아성을 위협 받기도 했다.
작년 12월에는 편의점 CU가 롯데리아와 협업해 선보인 양념감자가 별도 프로모션 없이 출시 닷새 만에 매출 1위에 올랐다. 하루 최대 판매량은 일반 과자들의 2배 수준인 2만3000여개다.
앞서 CU가 내놓은 PB 상품 중에서는 2011년 콘소메맛팝콘이 처음으로 새우깡을 제치고 스낵 매출 1위에 오른 바 있다.
가공식품 순위 상위권에 오른 주요 품목들의 매출 증가율도 눈에 띈다.
해당 품목 평균 증가율이 2% 남짓한 반면 PB상품들은 대부분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두부의 경우 업종 평균 매출이 1.38% 증가한 반면 PB상품 매출 증가율은 22.11%로 16배 넘게 높았다.
우유와 냉동만두의 경우 해당 카테고리 매출이 감소했지만 PB상품은 각각 22.4%, 18.68%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우유의 경우에는 PB상품도 기존 유업체가 생산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PB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대형마트 3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의 경우 우유 1위는 모두 PB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PB 우유의 경우 별도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는 데다 다른 품목처럼 중간 유통과정도 없다 보니 브랜드 제품과의 가격 차도 큰 편이다. 다만 상품별로 원유 등급이나 용량은 차이가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PB상품 가격도 인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 브랜드 제품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높은 편”이라며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PB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에는 중소제조업체에만 생산을 맡겼다면 요즘엔 인기 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대기업이 생산을 맡는 경우도 많아 품질 면에서도 브랜드 제품에 비해 좋은 경우가 많다”면서 “수십년간 이어져온 매출 순위에도 점차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