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식품 가격 줄줄이 인상…2월부터 본격화
물류비, 전기·가스 요금까지 치솟아 소비자 부담↑
마트3사, 물가 안정에 총대…생활필수품 할인 나서
연초부터 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 되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재료값뿐 아니라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 요금까지 치솟으면서 먹거리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이달을 기점으로 아이스크림과 과자, 간편하게 식사를 대신하는 빵과 시리얼을 비롯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가격도 줄줄이 오른다. 또한 삼다수 등 생수와 음료 가격도 일제히 인상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과 제반 비용이 모두 올랐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이 같은 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 업계가 올해도 물가 방파제 역할을 자처해 눈길을 끈다. 대형마트 업계 는 대대적 할인전을 통해 물가 안정에 총대를 매고 나섰다. 대형마트만의 ‘바잉파워(구매력)’를 발휘해 할인 행사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가격을 장바구니 물가의 기준으로 인지한다. 때문에 업계는 책임감을 가지고 물가 방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고 뚝 끊긴 소비자 발길을 돌리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작황 부진, 산지 비용 증가 등 복합적인 이유로 고물가 상황이 1년 이상 이어지며 가격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통업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물가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오는 3일부터 고물가 시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더 리미티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경쟁사 롯데마트 역시 물가 안정을 위해 생활필수품 할인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같은 시기 단발성 행사가 아닌 ‘연중 지속’ 프로젝트로 ‘위풍당당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 같은 대형마트의 노력에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하는 전략이 담겨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수의 소비자들을 이커머스에 빼앗겼던 대형마트들이 대규모 직매입 등으로 신선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적극 활용해 이들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이머커스와 편의점 등에 밀려 고전해 왔다. 여기에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제한, 월 2회 의무휴업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 역시 대형마트의 부진을 부추겼다. 최근에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폐점 수순까지 밟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통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신선식품마저 새벽 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시장에 잠식당하기 시작하면서 대형마트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이 밖에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침체, 1인 가구의 증가 등 각종 악재가 커지면서 대형마트 업계를 전반적으로 위기로 몰아넣었다.
업계는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판단, 특단의 조치에 들어갔다. 핵심은 신선식품 강화다. 농촌 및 어촌과 직거래 통로를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온라인 업체와 마찬가지로 배송 속도뿐 아니라 신선함까지 챙겨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농어촌 등과 직거래 배송 협약을 맺고 산지에서 직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선식품을 주문한 뒤 원하는 마트 매장에서 찾아가는 서비스는 물론, 매장을 거점으로 하는 온라인 서비스도 병행 중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상품MD가 한우 현지 경매에 직접 참여해 구매, 해외산지 직소싱 등을 통해 중간유통 단계를 줄이고 사전계약을 통한 물량 확보, 수입 산지 국가 다양화를 통한 리스크 축소 등 미리 준비하는 방식으로 가격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기존에는 사이즈가 작거나 모양에 흠이 있어 유통하지 않았던 B+급 과일을 취급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향후에도 로컬MD들이 전국 산지를 다니며 물량 소화가 필요한 B+급 상품들을 확인,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물량을 공급하는 이커머스들과 달리 대형마트들은 산지에서 직매입을 통해 신선한 상품을 대규모로, 또 저렴한 가격을 확보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추고 있어 최근 물가 급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0년 업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압도적 대량매입과 사전 물량 계약, 해외 소싱처 다변화, 유통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원가 구조 혁신 등 물가안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가격 할인에서 머무르지 않고, 유통 구조 혁신과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매입 경쟁력을 통해 물가 안정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