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시작
野, '공격수' 투입해 김건희 의혹 총공세
韓 "文, 2년 수사하고 기소 못한 사안"
논파 못하자 윽박지르기·조롱·인신공격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소위 '공격수'를 투입해 법무부와 검찰을 압박하고 나섰다. 권력의 눈치를 봐 수사를 뭉개고 있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막연한 주장과 추정으로 일관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논리를 깨지 못하고, 윽박지르거나 비꼬기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대정부 질문 질의자로 나선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관련자가 기소될 때 김건희 씨 남편은 검찰총장, 도이치모터스 작전세력이 지금 재판을 받는데 잠재적 피의자 김건희 씨의 남편은 대통령"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대선에서 이겼으니 아내 사건을 뭉개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정권에서 고발이 된 사안이고 민주당이 선택한 수사팀에서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서 2년을 수사한 사안"이라며 "그때는 왜 기소를 안 했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이 당시 검찰총장이었다는 지적에는 "추미애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수사에서 배제됐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검사들이 만든 범죄일람표에 김 여사의 이름이 총 300여 차례 등장한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억울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의 범죄를 검사들이 찾아냈음에도 권력에 눈치를 보느라 기소를 하지 못했다는 뉘앙스를 담았다. 하지만 해당 범죄일람표는 다른 피의자에 대한 것으로 단순 이름이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는 죄가 성립할 수 없다.
노림수를 알고 있다는 듯 한 장관은 "범죄일람표가 김 여사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말하는 것이죠?"라고 반문했다. "묻는 말 중심으로 답하라"며 정 의원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한 장관은 "묻는 말이 이상하니까 이렇게 답을 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또한 "검찰이 투명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한 장관의 원론적 답변에 정 의원은 "불리한 건 모른다고 하는 것이냐"고 압박했지만, 한 장관은 "사안 하나하나 말하게 되면 이재명 사안도 하나하나 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받아쳤다. 이 대목에서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한 장관을 질타하는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잠시 말문이 막힌 정 의원은 "장관은 참기름, 들기름 안 먹고 아주까리기름을 먹느냐. 왜 이렇게 깐죽대느냐"고 쏘아붙였고, 한 장관은 기가 막힌 듯 쓴웃음을 지었다. 나아가 정 의원은 "김 여사가 학력 콤플렉스가 심했는지 학력과 경력 뻥카 인생을 살았다"며 "성형을 한다고 명문대 나온 게 되지 않고 명품 경력이 되지 않는다"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이후 질의자로 나선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2008년 무혐의 처리가 됐다가 2018년 유죄가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을 들고 나왔다. 지금의 검찰이 2008년 때처럼 권력의 시녀가 돼 김 여사 수사를 뭉개고 있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이 역시 막연한 추정일 뿐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박 의원은 "제 느낌으로는 (다음 대선 이후인) 2027년, 2032년이 됐든 2008년 무혐의가 2018년 유죄가 된 것처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유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뭉개고 있는데 먼 훗날 드러날 것이라고 본다. 한 장관이 이렇게 뭉개고 있는 것에는 책임이 없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한 장관은 "나중에 새로운 증거가 나온다면 처벌하는 게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이다. 윤석열 검사가 2007년에 판단했던 것과 다른 판단을 2018년에 윤석열 검사가 한 것이고 그게 사법 시스템"이라고 응수했다. 또한 "지금까지 제가 한 수사 중 권력과 야합을 했거나 봐줬다는 수사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고,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