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수낵과 회담 후 의회 연설…찰스3세 알현
수낵 "장기적 관점서 전투기 지원 검토"
佛 마크롱·獨 숄츠와 파리서 만찬
美, 신중한 입장…"계속 판단할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를 깜짝 방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과 만나 전투기 지원을 재차 요구했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먼저 영국을 방문해 의회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회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 해외 순방은 지난해 12월 미국 방문 이후 두 번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에서 연설 후 린지 호일 하원의장에게 우크라이나 최고 엘리트 조종사의 헬멧을 선물했다. 그는 "전투기는 자유를 위한 날개다. 우리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날개를 달라"며 전투기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젤렌스키와 정상회담을 마친 수낵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과 협력을 하겠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전투기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은 젤렌스키의 방문에 맞춰 우크라이나 군 훈련 대상을 전투기 조종사와 해병대로 확대하며 장거리 무기 등 군사 장비 지원 속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버킹엄궁을 찾아 찰스 3세 국왕을 알현하고 오후 늦게 프랑스 파리로 넘어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함께 만찬을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도 "우크라는 유럽 가족의 일원"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인도주의적, 무기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군 조종사에 첨단 전투기와 중화기 무기가 최대한 빨리 제공될 수록 러시아의 침략은 조속히 끝날 수 있다"며 다시 한번 전투기 지원을 촉구했다.
유럽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투기 지원 요청에 검토 가능성을 보인 반면, 미국은 아직 확고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제공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젤렌스키는 9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후 10일까지 개최되는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