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기준 주요 20개 품목 가격 비교
10% 상승 품목 절반 넘어…고기‧채소 등 신선식품 상승률 높아
연일 치솟는 물가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기본적인 식탁물가만 해도 1년 새 17%가량 올랐다. 여기에 외식, 난방비, 전기요금, 택시비까지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에 ‘안 오른 것이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21일 데일리안이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 통계를 바탕으로 작년 1월 말(2022.1.28)과 올해 1월 말(2023.1.27) 전국 대형마트 평균 가격을 비교한 결과 16.9%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음료, 주류, 채소, 고기, 조미료, 우유, 과자, 아이스크림 등 소비자 구매 빈도와 해당 카테고리 시장점유율이 높은 20가지 대표 상품을 대상으로 했다.
작년 1월 말 20개 상품을 10만257원에 구매할 수 있었지만 올해 1월에는 같은 상품을 구입하는데 11만7195원이 필요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고추장으로 45.3% 올랐고, 인상률이 가장 낮은 것은 콜라였다.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10% 이상 인상된 것은 11개로 절반이 넘었고 대체로 고기,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 인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경우 대량매입을 통해 거의 연중 할인행사를 하다 보니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서는 식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또 2월 들어 빙과류, 과자류, 아이스크림, 빵, 생수, 음료, 시리얼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실제 체감도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1월 기준 인상률이 가장 낮았던 콜라의 경우 2월부터 캔 제품 가격이 편의점에서 5.3% 인상됐다.
마트 물가뿐만 아니라 외식 가격도 상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랜차이즈 햄버거의 경우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써브웨이, 노브랜드버거 등 주요 업체들이 이달부터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치솟는 외식비 부담에 집밥으로 돌아오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2019년) 대비 2021년 한국의 엥겔지수(전체 소비 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는 1.4%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G5 국가 평균 0.9%포인트)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박모씨는 “마트 나와서 한 번 장보면 10만원은 우스울 정도”라며 “외식이나 배달음식을 먹는 것 보다는 낫지만 집에서 해먹는다고 딱히 저렴하지도 않다. 할인행사를 이용해 간편식을 사 먹는게 오히려 저렴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가격 인상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재료 등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잇단 소비자 가격 인상에도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동원F&B, 대상, 풀무원 등 주요 식품기업들의 작년 매출은 대부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경우에도 이익률은 작년 보다 오히려 줄어 평균 4~5%대에 못 미치는 2~3%대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밀, 팜유, 옥수수 등 대부분 식품 원료의 수입 비중이 월등히 높다보니 자국 내 식량 생산기반이 있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국제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도 원재료 가격에 더해 환율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추가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면서도 “해외수출을 확대하는 등 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