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물가상승률 각각 0.1%P↓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내려 잡았다. IT와 부동산 시장 악화 등의 영향이 클 것이란 관측이지만, 만약 중국 경제 회복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조기에 완화될 경우 성장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올해 물가상승률도 기존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그라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6%로 전망한다"며 "최근 유럽·미국의 연착륙 가능성,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높아졌지만, IT 경기 하강이 심화되고, 부동산 시장 위축 등 하방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1.7%)보다 0.1%포인트(p) 하향 조정한 수준이다.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은 2.3%에서 2.4%로 0.1%p 상향 예측했다. 이 부총재보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투자 확대가 우리 경제에 조금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거나, IT 경기 회복이 신속히 진행되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거나, 국내 주택시장 부진이 심화하면 하방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은 3.5%로, 기존 전망치(3.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2%p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5월(5.4%) 이후 9개월째 5%대의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3.0%로 기존 전망(2.9%)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해 이 부총재보는 "국제 유가가 전제치가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상당 폭 낮아진 점을 반영한 결과"라며 "근원물가는 기존보다 0.1%p 상향 조정했는데, 공공요금 인상 압력 등에 따른 2차 파급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분이 공공요금에 반영되고, 이것이 다시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는 2차 파급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총재보는 지난해 중반 이후 나타난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간 상승률 3%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