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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체포 정국'에 초조한가…대통령에 "깡패" "강도" 막말


입력 2023.02.24 01:00 수정 2023.02.24 01:0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체포동의안 표결 앞두고 정권 비판 수위 높여

"국가권력 갖고 장난하면 깡패지 대통령인가"

기자간담회서도 "강도·깡패 날뛰는 무법천지"

與 "형수에 패륜적 쌍욕 쏟아내던 李 맨 얼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 대표에 대해 청구된 검찰의 구속영장 등과 관련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습니까. 국가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습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등 현 정권이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을 위해 무리하고 부당한 수사를 강행한다는 취지에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27일)을 앞둔 초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건 단순히 윤리나 품격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본회의 보고를 하루 앞둔 23일 국회에서 66분 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등 제기된 의혹 전반을 소명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검찰을 강도나 깡패, 오랑캐에 빗대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국경을 넘어서 오랑캐가 침범하면 열심히 싸워서 격퇴해야된다. 오랑캐를 막을 방법, 회피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려는 생각은 없느냐'는 취지의 기자 질문에 "모두가 규칙을 지키고 예측이 가능한 사회에는 담장을 없애고 대문도 열어놓고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당연히 담장이 있어야 되고, 대문도 닫아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도 "주어진 권력을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적 이익을 위해, 정적 제거를 위해, 권력 강화를 위해 남용하는 건 범죄 행위"라며 "법치를 빙자한,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을 하고 있고 사법 사냥이 일상이 되고 있는 폭력의 시대"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윤 대통령과 검찰을 거칠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가 권력이란 위중한 것이고 신중하게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며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인가.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를 하느냐, 가만히 맞으라'라고 하는 것은 깡패의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이 대표가 초조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얼마 안남아서 불안하고 초조한 것"이라며 "거친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는 등 여론전을 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을 상기시키며, 그의 인성이 드러났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형과 형수에게 패륜적인 쌍욕을 쏟아내던 이재명의 맨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라며 "국회의원직 뒤에 숨어서, 당 대표직 뒤에 숨어서 감옥행을 피하겠다고 몸부림치는 이 대표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인성의 바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형수 욕설'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8년 5월 당 홈페이지에 관련 녹취파일을 공개하면서 더욱 논란이 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형수에게 "XX년, XX찢는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2021년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욕설 사실을 인정하고, "부족함을 용서해달라"며 공개 사과한 바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비대위 회의에서 "폭언에 가까운 말씀을 썼는데, 사람이든 짐승이든 두려움에 떨면 말이 강해지고 목소리를 높이기 마련"이라며 "정치탄압이라면 부결이 뻔한데 뭐가 두려워서 (소속 의원들을) 찾아다니면서까지 부결을 부탁하나. 그 점만 보더라도 이 대표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고, 정치 탄압이라는 이야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가세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66분 기자간담회를 비판하며 "그 얘기를 판사 앞에 가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이 대표의) 말씀이 점점 험해지는 것 말고는 새로운 얘기가 없는 것 같다"며 "영장 청구서를 자세히 읽어보시면 그런 말은 안 나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도 "대통령을 향해 깡패 운운하는 것은 공당 대표의 말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깡패'라는 발언을 듣고 국민이 무심결에 먼저 떠올리는 얼굴이 누구겠나"라고 비꼬았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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