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연간 적자 30조원 예상…가스공사, 내달 말 누적미수금 12조원 이를 듯
국제유가와 LNG 가격 급등으로 빚더미에 오른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오늘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한전은 오늘 오후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가 21조8000억원에 달해 연간 적자는 31조원 이상을 내며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h당 총 19.3원 인상했지만 적자 규모는 오히려 확대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지만 이를 연료비 조정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해 실적과 함께 회계 결산안을 공시한다. 가스공사는 작년 말 기준 누적 미수금이 9조원을 기록했다. 내달 말께는 규모가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이미 자본금을 초과했다.
단 재무제표 상으로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이 33조원으로, 1조3000억원대 영업이익이 났다. 4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영업이익이 1조8000억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누적 적자가 심각한 자본 잠식 상태인데 장부상으로는 영업이익이 발생한 '착시 효과'다. 천연가스를 싸게 팔아서 생긴 적자를 손실로 처리하지 않고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미수금, 즉 자산으로 처리하는 특이한 회계방식 때문이다.
재무상황이 더 악화되면 천연가스의 안정적 수입과 국내 공급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가스공사는 향후 5년간 14조원 규모의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