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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배당 키워드' 떠오른 CET1…KB·하나 매력 '쑥'


입력 2023.02.27 09:49 수정 2023.02.27 09:5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금융당국 압박에 절충안 부각

13% 달성 여부 '관전 포인트'

국내 4대 은행 본점 전경. ⓒ데일리안

국내 4대 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배당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역대 최대로 불어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지나친 배당을 자제하라고 압박하면서 물밑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금융그룹들이 이를 절충할 균형점으로 CET1 13%를 제시하면서다.


이런 와중 금융권의 전반적인 자본력 악화에도 불구하고 KB금융과 하나금융이 해당 목표를 달성하면서 앞으로의 배당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말 CET1은 평균 12.6%로 전년 말보다 0.3%포인트(p) 낮아졌다. CET1은 은행권의 자본력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준인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로,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의 CET1이 13.3%로 같은 기간 대비 0.2%p 떨어지긴 했지만 최고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CET1 역시 13.2%로 0.6%p 하락했지만 KB금융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밖에 신한금융의 CET1도 12.7%로 0.3%p 낮아진 반면, 우리금융은 11.5%로 0.1%p 높아졌다.


4대 금융그룹 보통주자본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런 CET1의 추이는 최근 이뤄진 실적 발표에서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4대 금융그룹이 일제히 CET1을 12~13%로 유지하면서, 그 이상을 넘길 경우 주주 환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다. 결국 CET1을 배당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겠다는 얘기다.


이 같은 배당 기준점으로서의 CET1 값으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12%를, KB금융과 하나금융은 13%를 거론했다. CET1의 규제 비율은 8%이지만, 여기에 경기 대응 추가 적립 비율과 추가 손실흡수력을 위한 버퍼를 일정 부분 두도록 했다.


이는 배당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금융당국과,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 사이의 절충점을 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연일 배당 확대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비상시에 대비한 현금 유보를 확대하라는 차원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 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면서 배당 확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주주들의 불만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의 순이익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총 15조8506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늘었다. 기존 연간 최대 규모였던 2021년의 순이익 14조5428억원을 한 해 만에 다시 경신했다.


이에 기반으로 금융그룹들은 일단 배당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중간배당을 포함한 현금배당은 총 4조41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다.


다만 당국의 눈치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금융그룹들의 입장을 감안하면, 향후 관건은 스스로 제시한 CET1 목표의 달성 여부가 명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3%를 웃돌고 있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부터 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 건전성 악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그룹의 자본력 지표 개선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이미 상대적으로 높은 CET1 여력을 확보한 곳들이 주주 환원 여지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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