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깨고 한국 국적 아닌 첫 야구대표팀 국가대표로 발탁
생애 첫 어머니의 나라 땅 밟고 김치·한일전 등 언급으로 공감대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에 빛나는 토미 현수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야구팬들의 환대를 받으며 입국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에드먼은 1일 오전 6시3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드먼은 미국에서 성장해 현역 메이저리거가 됐고, 이날 생애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환한 미소를 띠고 공항에 나타난 에드먼은 "태어나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같은 한국어를 잘 알고 있다"면서 "취재진과 팬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한국 야구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불고기와 갈비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김치도 먹어봤다. 한국행 비행기에서 한국 음식을 또 먹었는데 맛있었다”며 웃었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도 에드먼은 메이저리거답게 미소를 잃지 않고 팬들의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WBC는 자신의 국적과 상관없이 부모의 국가나 출생지에 따라서도 참가국 선택이 자유롭다. KBO는 ‘순혈주의’를 깨고 현재 국적과 관계없이 부모 또는 조부모의 혈통, 출생지로 국적을 결정할 수 있는 WBC 출전 규정을 따라 에드먼을 국가대표로 발탁했다.
에드먼은 "내가 처음으로 한국 국적이 아닌 선수로 발탁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이 이번 WBC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며 “한일전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 꼭 이기도록 하겠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릴 4강까지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에드먼의 가세는 야구대표팀 전력에 큰 플러스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196번으로 세인트루이스의 지명을 받은 뒤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9년 빅리그를 밟은 에드먼은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수상 이력만 봐도 알 수 있듯, 에드먼은 MLB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주 포지션 2루는 물론 유격수로서도 정상급 수비 능력을 갖췄다. 미국 일부 매체들은 “2023시즌 유격수 골드글러브의 주인공은 에드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에드먼이 한국 야구대표팀에 승선하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유격수 김하성과 키스톤 콤비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처음으로 빅리거 키스톤 콤비를 구축하게 된다.
타격 능력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2022시즌 153경기 타율 0.265 13홈런 57타점을 기록한 에드먼은 10개 이상의 홈런을 터뜨리면서도 30개 이상의 도루를 찍을 수 있는 타자로 작전 수행 능력 또한 뛰어나다. 스위치 타자에 주루 센스까지 갖춰 테이블 세터로도 적합하다.
에드먼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되는 훈련에 소집돼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서 본격 행보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