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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사용자, 60분으로 사용 제한"…틱톡의 눈 가리고 아웅


입력 2023.03.08 08:15 수정 2023.03.08 08:1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다음 달 최고경영자 저우서스 미국 청문회 참석

소셜미디어는 순기능과 더불어 개인정보 유출, 자살 조장과 마약 거래, 인종차별과 디지털 성범죄에다 신뢰성이 낮은 정보 유포와 익명성에 숨은 비방 및 악성 댓글 등 위험요소 등이 부작용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이 매번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숏폼 플랫폼으로 지목 받고 있다.


10대들 사이에서 기절할 때까지 숨을 참는 '블랙아웃 챌린지', 발작 ·불안 증상을 치료하는 약을 먹은 후 오래 깨어있는 사람을 확인하는 '진정제 챌린지', 일본 노래 '실패작 소녀'에 맞춰 극단적 행동을 흉내 내는 영상 등 틱톡에서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보호 없이 소비됐다.결국 '기절 챌린지'를 하다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기절 챌린지'를 하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미성년자는 20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틱톡이 해당 챌린지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으며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앞서는 틱톡 내에서 직원 개입해 콘텐츠 조회 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다른 소셜 미디어 앱보다 개인정보를 많이 수집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2020년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6000여건을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수집하고, 국외로 이전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1억 8600만 원의 과징금과 6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틱톡을 향한 우려가 끊이질 않자 최근 미국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연방정부를 비롯해 30여 개 주, 의회, 군에서 틱톡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일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행정기관에서 틱톡을 사용할 수 없는 유사한 결정을 내렸고,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3월 1일 대통령에게 미국 내에서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원을 통과시켰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후 틱톡의 행보는 10대 사용자 서비스 이용 시간 제한이다. 틱톡은 10대 사용자 시간 제한은 청소년에게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라며 6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잠금 화면이 나타나 제한된다고 설명됐다. 틱톡을 더 사용하고 싶다면 설정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틱톡을 향한 우려를 가라앉히기는 역부족이다. 이 조치는 강제 규정이 아닌 청소년 이용자 자율에 맡겨진다. 하루 100분 이상 사용하면서 60분 제한 시간을 기본으로 선택하지 않은 청소년 사용자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사용 제한 시간을 설정할 것이라고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과연 이 조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의 10대는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로 부모 통제 장치를 우회하는 데 이미 익숙한 상황이다. 틱톡을 향한 견제 수위가 높아지자 면피용 대책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10대 틱톡커는 "친구들 중 킬링타임용으로 틱톡을 주로 사용한다. 60분 이상 사용하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 틱톡의 이용 제한 조치 소식을 들었을 때 사실 자율성에 맡긴다고 명시돼 있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물어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세계 각국의 우려에 틱톡은 다음 달 최고경영자인 저우서즈가 미국 청문회에 참석해 보안 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콘텐츠 알고리즘 감독권 제공 등의 대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틱톡을 향한 경계 태세가 높아도 세계 앱 다운로드 1위(2022년 기준)에 오를 만큼 인기가 높고, 이용자들의 반발로 사실상 전면 금지는 불가능 상황이다. 이번에는 면피용이 아닌,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엄격한 사용 조건이 붙은 협의안이 나와야 할 때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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