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배당 요구 과도…재무안전성 우선"
얼라인 "배당 확대해도 자본비율 높아"
JB금융지주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파트너스)이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치열한 장외전을 벌이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의 주가가 장기간 저평가 상태란 점을 지적, 배당 확대와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 등을 제안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다. 반면 JB금융은 이에 대해 무리한 요구라며 수용 불가란 입장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는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JB금융 지분 14.04%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에 1주당 900원의 현금배당(잠정실적 기준 연간 배당성향 33%)과 김기석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제안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의 작년 말 기준 시가총액은 순자산가치 대비 0.3배 수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JB금융은 무리한 요구라고 맞받아쳤다. 우선 900원의 현금 배당을 지급할 경우 회사의 재무안정성 해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사외이사 관련 안건에 대해서도 이사회에서 전문성을 검증하지 않은 후보자를 선임할 수 없다고 밝혔다.
JB금융은 "과도한 배당 제안은 재무건전성 유지,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대비 필요성, 성장을 위한 투자 필요성, 배당과 주주환원 수준의 안정적 성장 등을 고려했을 때, 기업가치와 전체 주주 이익 증대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사외이사 선임도 역할 중복 등 효율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얼라인파트너스도 즉각 재반박에 나섰다.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JB금융이 주당 9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경우 지난해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약 11.28%다. 이는 다른 지방 금융지주사인 BNK금융(11.21%)과 DGB금융(11.25%)을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외이사로 추천한 김기석 후보자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제이피모건, 호주뉴질랜드은행 그룹 등 오랜 기간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경력을 쌓으며 자본시장 전문가로 역량을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주장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김 후보자는 JB금융의 주요 과제인 저평가 극복과 그 해법인 최선의 자본배치·주주환원책을 수립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 간의 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결국 공은 주주총회로 넘어가게 됐다. 통상 행동주의 펀드가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국내 기업을 상대로 표 대결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금융지주사의 경우 지분이 분산돼 있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JB금융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삼양사가 지분 14.14%로 최대주주이며, 그 뒤를 얼라인파트너스(14.04%)가 잇고 있다. 이 밖에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OK저축은행(11.42%)과 국민연금공단(7.79%) 등이다. 소액주주가 나머지 50.60%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 차이가 0.10%포인트에 불과한 만큼, 5% 이상 주주와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는 것으로 승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은 배당 수준을 너무 과도하게 제시하지만 않으면 배당 확대 안건에 대해 대부분 찬성한다"며 "예를 들어 배당성향이 30~40% 정도 수준이라면 충분히 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도 배당을 안 하는 기업들에게 배당을 요구하고, 지배구조 관련한 이사 선임안에 대해 적극 나서기도 한다"며 "최대주주 지분율이 10%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면 소액주주들이 표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