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직전 대폭 개편
임기 만료 CEO 일제 교체
우리금융그룹이 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임종룡 신임 회장 내정자의 공식 취임을 앞두고 이뤄진 대규모 인선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아직 공식 임기가 남은 이원덕 우리은행장까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인적 쇄신 폭이 예상을 넘어선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임 내정자의 취임에 앞서 지주와 은행, 계열 금융사에 대한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고 7일 밝혔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재임 2년 이상 임기 만료 자회사 CEO를 일제히 교체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우리프라이빗에쿼티만 교체 명단에서 제외됐다.
특히 우리자산운용 CEO에는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영입, 그룹 자산운용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진용을 강화했다. 각 자회사는 신임 대표가 부임하는 즉시 지주사의 기본 전략에 맞춰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이원덕 우리은행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지 1년 만이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 자추위가 열리기 직전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뜻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 행장의 공식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아직 10개월 가량이 남은 상황이었다. 후임 행장은 임 내정자의 회장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지주사를 전략 수립과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슬림화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자회사들의 업종 특성을 감안해 경영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임 내정자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지주 내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지주 임원도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 임명했다. 지주 전체 인력은 약 20% 정도 감축하고 본부장급인 회장 비서실도 폐지했다. 9개 지주 부문장에 본부장급 인력 2명을 발탁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이번 조직 개편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를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로 정하고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전략을 추진하고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 그리고 금융권의 핵심 아젠다로 떠오른 ESG경영도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주 전략 중심에서 자회사 영업 중심이라는 방향에 맞춰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영업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영업총괄그룹은 폐지하는 대신,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돼 각 부문 산하에 각각 5개와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들을 배치했다.
또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신성장기업 대상 영업 및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의 영업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상생금융부를 신설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집중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이날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 수를 19명에서 18명으로 감축하고, 총 18명중 12명을 교체 배치했다. 3개의 그룹장 자리에 영업실적이 뛰어난 여성본부장 등 영업 현장 중심의 본부장급 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록 회장 취임 전이지만 신임 회장의 의지를 담아 지난해 말 이후 미뤄 온 지주와 은행 등 계열사 인사를 일괄 실시했다"며 "새로운 조직혁신과 미래경쟁력 확보라는 신임 회장의 경영 전략 방향을 반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