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9일 발간한 2023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과 유류세 조정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보다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국내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와 물가목표로의 수렴 시기와 관련해서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봤다.
공공요금은 인상 폭 및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인상 시 2차 파급 영향도 나타날 가능성 있다는 설명이다. 또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통화정책 등도 국내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국내경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경제의 회복과 IT경기 부진 완화 등 대외 여건이 나아지면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 심화와 금리 상승 영향 확대 등은 경기하방 위험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의 금리상승 영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주택시장 부진 등이 경기 하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보고서는 "향후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이 크게 둔화되는 경우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주요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