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계 천·아·용·인 전원 낙선
전면에서 尹과 각 세우기 전략 실패
결과는 '尹 성공'에 절박한 당심 확인
"이준석 꾸짖고 정권 안정에 투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이준석계 후보들이 전원 탈락하며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사상 최대 투표율에 이준석 전 대표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의 결선 진출 등 파란을 장담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적전 분열을 막고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당심이 표로 나타났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에 따르면, 김기현 후보가 과반인 52.93%를 득표하며 결선 없이 당 대표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과반 저지에 실패했음은 물론이고, 득표율도 14.98%에 머물며 안철수 후보(23.37%)에 이어 3위에 그쳤다.
'한 명 정도는 당선될 것'이라던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이준석계 후보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의 득표율은 10.87%, 허은아 후보 9.9%로 8명의 후보 중 각각 6위와 7위에 머물렀다.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8.71%로 4명 중 2위를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했으나 1위로 당선된 장예찬 후보(55.16%)와의 격차는 상당했다.
이는 천신만고 끝내 탈환한 정권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당원들의 절박함을 이 전 대표와 후보들이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을 포함해 당내 동지들을 향한 도를 넘은 비난이 당심 이반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비유하고, 다른 후보들을 향해 마지막까지 네거티브를 일삼는 모습에서 당원들은 내부 갈등이 극심했던 지난 대선 당시를 보는 듯한 기시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당원들은 이 전 대표의 이런 행태를 준엄하게 꾸짖고 당과 정권의 안정을 위해 투표를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최고위원 경선 결과를 보면,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잘 설명하고 대야 투쟁력을 인정받은 김재원(17.55%)·김병민(16.1%) 후보가 좋은 성적을 얻었다. 같은 맥락에서 조수진 후보(13.18%)가 뒤를 이으며 지도부에 입성했고, 태영호 후보(13.11%)는 유일한 지역구 현역의원이라는 안정감과 안보 전문성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막판 대역전에 성공했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훌리건들이 경기장에 난입해 선수처럼 뛰는 바람에 그것이 당내 큰 갈등의 소지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었다)"며 "당이 배출한 대통령에 대해 애정을 갖고, 또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원 동지 대부분이 한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되려 후보 4인의 개성과 경쟁력이 묻힌 결과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선거는 결국 후보가 앞에 나서야 하는데 이 전 대표가 나서면서 천·아·용·인 후보들은 마치 이준석을 위한 액세서리처럼 돼 버렸다"며 "개별 후보들이 가진 특장점이 다 묻혀 버린 전략의 실패"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집권여당의 당원들은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데 거기에서 벗어나는 선거운동을 하니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대립하며 자기 존재감을 과시하고, 여기에 호응하는 일부 지지자들에 매료되다 보니 전체 판을 읽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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