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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세수②] 연평균 13조원 줄어드는 데 ‘설상가상’ 경기마저 침체


입력 2023.03.22 06:30 수정 2023.03.22 06:3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세제 개편, 5년간 최대 66조원↓

정부 경제 성장으로 보충한다지만

수출·내수 모두 둔화 국면 장기화

부산항 모습. ⓒ뉴시스

법인·소득세 인하 등으로 올해부터 향후 5년 동안 줄어드는 세수가 연평균 최대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경제를 성장시켜 줄어든 세수를 보충하겠다는 계획인데,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법인세와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담을 낮추는 내용의 세법과 시행령 개정이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최소 60조원 이상 세수가 줄어든다.


민간 예산 분석 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앞으로 5년 동안 60조2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올해 6조4000억원, 내년 13조7000억원, 2025년 13조7000억원, 2026년 13조2000억원, 2027년 13조2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부문별로는 소득세 15조7000억원, 법인세 27조9000억원, 증권거래세 7조4000억원, 종합부동산세 8조1000억원 감소한다. 다만 지난 1월 관련 법안 국회 통과 당시 법인세 인하율이 3%p에서 1%p로 줄어든 만큼 법인세 감소 폭은 나라살림연구소 예측보다 작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는 이보다 더 큰 손실을 예상했다. 예정처는 지난 14일 ‘NABO 재정추계 & 세제 이슈(제22호)’ 보고서를 통해 연평균 12조9000억원, 5년간 64조4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연도별로는 올해 6조원, 내년 14조4000억원, 2025년 14조6000억원, 2026년 14조5000억원, 14조8000억원이다.


부문별로는 연평균 법인세 5조5000억원, 소득세 4조9000억원, 종부세 1조1000억원, 증권거래세 2조2000억원, 기타 2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개정 세법을 토대로 분석한 연도별 세수 변동 표. ⓒ국회예산정책처
“세수 부족, 통상적인 국세 증가 범위 내”


정부는 예상되는 세수 부족이 통상적인 국세 증가 규모를 넘지 않는 규모라며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부족한 세수는 경제 성장으로 더 많은 세금을 거두면 된다는 의미인데, 반대로 경기가 나쁠 경우 예상보다 더 큰 세수 손실도 가능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제 개편안 발표 당시 “국가 조세수입 측면에서 약 13조1000억원 수준의 세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수 감소 규모는 전체 국세 수입의 3% 수준이며, 이는 통상적인 국세 증가 규모인 5% 내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현 경제 상황은 추 부총리 기대와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은 실정이다.


우선 무역 수지가 반년 가까이 적자 상황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달 또한 20일 기준 63억 달러 적자다. 1~3월 누적 적자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 절반에 가깝다.


최근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 폭을 키우고 있으나, 주력 상품인 반도체가 힘을 쓰지 못해 당분간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향후 전망도 수출 단가 하락세와 미·중 갈등 심화로 먹구름이 잔뜩 껴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반도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전체 품목 중 가장 낮은 52.0을 기록했다. 참고로 E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다음 분기 수출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 경기라도 살아나야 하는데 이 또한 기대할만한 요소를 찾기 힘들다. 고금리 상황이 여전하고 정부가 물가 상승을 우려해 경기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두 달 연속 경기 둔화를 진단한 것도 엄살이 아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발간한 ‘3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도 둔화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수출 감소에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금리 인상 영향으로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마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얘기가 많지만, 아직 실물 경기에 반영되지 않고 있고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경기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멍난 세수③] 1월 국세 수입 진도율 1.7%…18년 만에 최저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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