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주식 약 40% 확보로 최대주주 등극
“인수 마무리 후 사업협력 방안 구체화해 공유”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확보했다. SM엔터 최대주주에 오른 카카오는 SM엔터의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진영이 보유하는 SM엔터 주식은 기존 4.9%에서 39.87%로 늘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각각 20.76% 19.11%의 SM엔터 주식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 7~24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진행한 SM엔터 공개매수를 통해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SM엔터 지분 35%에 이르는 833만3641주 공개매수에 나선 결과 1888만227주 공개매도가 신청됐다. 목표 물량 대비 두배 넘는 수량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이브(15.78%)와 컴투스(4.2%) 등 주요 대주주가 지분 전량으로 참여한 가운데 주당 15만85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10만원대까지 주가가 하락하자 소액주주가 대거 참여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써 카카오는 SM 인수전에서 최종 승리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SM 경영권을 두고 카카오와 한 달 이상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SM 주가가 치솟으며 지분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경영권을 포기하고 카카오와 플랫폼 협력에 나서기로 합의했고,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SM엔터 주가가 떨어지면서 카카오가 무리한 인수를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든 메울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그러기 위해서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구체적인 사업방안과 미래에 기대만큼 이익이 발생할지에 대해 주주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는 SM엔터 인수를 마무리한 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SM엔터 간 사업협력 방안을 구체화해 투자자에게 공유할 방침이다. SM엔터가 보유한 글로벌 IP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정보기술(IT)과 IP 밸류체인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한 전략이 담길 전망이다.
업계는 카카오와 하이브 간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앞서 하이브가 SM 인수전에서 물러날 당시 양사는 플랫폼 차원에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SM 아티스트들이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입점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으나 양사는 아직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팬덤 플랫폼 시장이 하이브의 위버스와 SM 자회사 디어유의 ‘버블’로 재편된 만큼 양 플랫폼이 통합하면 독보적인 K팝 팬덤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터 사업을 펼치는 카카오엔터와 카카오 글로벌 만화·웹툰 플랫폼 자회사 카카오픽코마의 올해 합산 매출은 2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2500억원으로 전망된다”면서 “그러나 SM 인수에 성공하면 올해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3700억원에 내년 매출 4조4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 35%가 웹툰, 30%가 K팝, 20%가 드라마, 15%가 (음원 플랫폼) 멜론으로부터 창출돼 연간 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국내 유일 글로벌 스케일 엔터사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