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간 233억 유입...다른 테마형은 자금 썰물
기관·외인 주도 강세...“임상 모멘텀 기반 상승”
2차전지 업종의 주가 과열 우려가 지속되면서 차기 주도주를 탐색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뒤를 이을 후보군으로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 섹터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침체기를 겪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재평가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설정된 헬스케어 펀드에는 최근 1주일 동안 233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같은 기간 레버리지(-3013억원)와 원자재(-366억원), 천연자원(-323억원), 뉴딜(-248억원) 등 대부분의 테마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하자 수익이 났을 때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환매에 나선 투자자들이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 상승장에 투자하는 레버리지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8.21%를 기록했다. 뉴딜(12.36%), 천연자원(11.89%), 원자재(9.29%)펀드의 성적도 좋았다. 헬스케어펀드 역시 평균 7.96%의 수익을 거뒀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헬스케어 관련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급등한 뒤 엔데믹 전환에 따라 장기간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고금리 속 자금난과 함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11.93%)과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10.12%) 등 국내 액티브펀드의 수익률은 10%를 웃돌았고 ‘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9.36%), ‘KBKBSTAR 헬스케어’(9.87%) 등 상장지수펀드(ETF)도 높은 수익을 올렸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헬스케어 업종이 상승하면서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 과열 이후 새로운 주도주로 부각됐다”면서 “해당 업종은 지난해 미국 금리 상승으로 할인율 부담 확대를 경험했는데 이러한 압박 해소만으로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헬스케어주의 경우 2차전지와 달리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등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관이 이달 들어 셀트리온 주식을 1721억원어치 샀고 유한양행(386억원), 한미약품(380억원) 주식도 순매수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이 기간 기관이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 역시 셀트리온(696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670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이러한 바이오주 및 관련 펀드의 자금 유입에는 가치 재평가 기대가 깔려있다. 이달 초 알테오젠과 레고켐바이오가 잇달아 기술수출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연구 진척과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다.
헬스케어 섹터가 근거 있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투자 관심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알테오젠과 레고켐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의 임상 3상 진척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상승까지 이끈 것이 특징적”이라며 “오랜만에 국내 바이오텍의 긍정적 임상 모멘텀 기반으로 상향식(바텀업) 상승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