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李 아들 학폭 논란 일단락됐다고 판단
짧은 시간 내 연속 청문회 부담감·총 가능 임기 등 고려하는 듯
사실상 새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의 '적절한 지명 시기'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지난달 30일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직권면직한 윤 대통령이 이르면 5일 새 방통위원장으로 이 특보를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지명 시기가 다소 늦어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일부 참모진들의 우려 목소리를 윤 대통령이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이 특보는 대통령실에 관련 논란 사실관계를 상세하게 소명했고 대통령실도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을 집중적으로 따져묻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장관급을 임명하면 실체와 관계없이 야당의 공격은 항상 있기 마련"이라며 "후보자 본인이 국민께 잘 설명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명 시기와 관련해선 "언제까지 지명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물리적인 계획표는 있지만, 인사권 문제라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장관급인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여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 특보를 단수 후보로 검증을 마쳤고, 이 특보도 인사청문회 사전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출신의 이 특보는 MB(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속 미디어소통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윤 대통령이 당선되고서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특별고문을 맡았다.
이처럼 대통령실에선 이 특보의 아들 학교폭력 문제 논란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인 만큼, 윤 대통령이 '적절한 지명 시기'를 두고 고심하는 것은 짧은 시간 내 연속된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감과 '총 가능 임기' 등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특보는 청문회를 마치고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되면, 한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7월 31일) 동안 업무를 수행하고, 새로운 임기가 시작될 때는 두 번째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짧은 기간 안에 두 번의 연속된 청문회를 감당하는 것은 당사자(이 특보)와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야당이 이 특보 아들 학교폭력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한다면, 사실관계를 떠나 여론 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후보자 지명 이후 청문회까지 약 한 달 가까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특보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은 약 3주 가량 밖에 되지 않는 만큼, 차라리 윤 대통령이 이 특보의 지명 시기를 조금 늦추고, 이 특보가 처음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게다가 이 특보가 한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 수행 후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연임 가능성을 가지고 온전한 새 임기를 시작하는 게 업무 수행에 있어서 그립(주도권)을 보다 더 강하게 쥘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 임기 종료 후 이 특보를 지명하고 청문회를 거치면, 이 특보는 온전히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단기간에 청문회를 두 번 해야 하는 가능성 등 이런 저런 다양한 요소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점수를 낮게 조작한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