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제보 내용 13건 중 3건 '기관 주의' 조치
"근무시간 미준수…갑질 직원 옹호 탄원서 부적절"
"秋 관련, 실무진 판단인 것으로 보도자료 작성·배포"
감사원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과 관련, 유권해석에 대한 결론 도출 과정에 관여했는데도 유권해석이 실무진들의 판단인 것으로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전 위원장이 공무원으로서 근무를 태만히 했고, 직원 대상 갑질로 징계를 받게 된 고위 간부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에도 서명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9일 전 위원장과 권익위에 대한 '공직자 복무관리실태 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말 전 위원장 복무와 관련한 제보를 받고 실지감사를 시작해 최근까지 약 10개월간 조사를 진행해 왔다.
감사원은 제보 내용 13건 중 △법률사무소 차명 운영 △A 서울시당 방문 등 정치 관여 △금품 수수와 관사 수도요금 부당 집행 △예산 구입 한복 사적 이용 △유명인사 청탁금지법 신고사건 처리 부당 지연 등 7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나머지 6건에 대해서는 확인된 제보 내용을 보고서에 기재했으며, 이 중 3건에 대해서는 '기관 주의'를 요구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우선 감사원은 전 위원장의 '상습지각 등 근무시간 미준수' 제보에 대해 "제보내용 중 확인된 일부 사실을 보고서에 기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전 위원장 취임 직후인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근무지가 세종청사로 분류된 89일 중 9시 이후에 출근 날이 83일(93.3%)로 나타났다.
또 서울청사 근무 당시에는 근무일 115일 중 112일(97.4%)을 9시 이후에 출근했고, 첫 일정이 오찬이거나 오후에 잡혀있는 91일 중 76일(83.5%)은 오전 출입기록이 없었다.
감사원은 "기관장의 경우에는 근무지와 출장지의 구분 및 출퇴근 시간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해 전 위원장 근무시간 점검 결과는 실태를 보고서에 그대로 기재하되, 별도로 처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감사원은 전 위원장이 2020년 추 전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과 관련, 이해충돌방지법을 추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유권해석하는 과정에 관여해놓고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토록 직원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한 행위가 재량을 일탈·남용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 위원장이 유권해석 결론 도출 과정에 관여했는데도 실무진의 전적인 판단인 것으로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한 실태는 그대로 보고서에 기재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권 위원장이 갑질로 중징계를 받게 된 고위 직원에 대해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 정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서도 "갑질행위 근절 주무부처의 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익위 위원장은 이같은 행위로 갑질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했다.
全 "모든 쟁점 무혐의…사무처 일방적 주장 불법 공개"
"법률 검토 후 유병호·사무처 관련 직원들 법적 조치"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망신주기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 사무처는 감사결과보고서 내용을 교묘하게 탈법적으로 왜곡 편집해 눈속임으로 사실상 모든 쟁점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은 나에 대해 사무처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감사결과 내용을 불법적으로 공개했다"며 "마치 근태 관련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망신 주려는 물타기식 결과 공개"라고 비판했다.
이어 "감사위원회가 불문 결정한 내용들을 감사원 사무처 주장 그대로 일방적으로 감사 결과보고서에 공개하는 것은 법적으로 나에 대한 명예훼손, 무고, 허위공문서 작성, 직권남용 등 혐의를 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법률 검토 후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과 사무처 관련 직원들을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