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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부담에 배달 주문 급감...외식업계 “최후의 보루까지 위협”


입력 2023.06.14 07:16 수정 2023.06.14 07:16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작년 하반기부터 배달앱 이용자 감소세

코로나 유행 당시 배달전문 식당 우후죽순 생겨나

시장 흐름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해석도

서울 시내에서 배달 노동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배달 주문이 많았던 코로나 때가 차라리 더 낫습니다. 지금 야외활동 늘었다고 하지만 그게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으니까요.”


최근 배달비 고가 논란으로 배달 주문이 줄면서 외식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3년 간 지속된 코로나19 기간 동안 우후죽순 생겨난 배달 전문 식당을 비롯해 매장을 운영하는 식당들도 급감한 배달 주문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14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945만7409명으로 작년 5월 3209만명 대비 8.2%(263만5042명) 줄었다.


배달앱 이용자 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엔데믹 영향으로 배달보다는 직접 매장에서 음식을 먹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고물가 여파에 배달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올 들어 배달앱들이 배달비 인하 경쟁을 벌이면서 하락폭은 줄고 있지만 작년과 비교해 감소세는 여전한 상태다.


음식 배달 주문이 줄면서 외식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보다는 배달 의존도가 높은 개인 업장의 부담이 큰 편이다.


고물가 여파에 외식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형 식당들은 할인 등 마케팅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영세한 개인 식당들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식재료를 비롯해 인건비와 가스비,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매출 감소에 대한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외식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본사 차원에서 식재료 가격 감면이나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손님을 끌어올 수 있지만 개별 자영업자들은 경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맞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 때는 배달 수요가 버텨줘서 매장 손님이 없어도 매장 운영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매장 손님이 늘어도 배달 주문이 줄어서 오히려 상황이 더 어렵다”며 “각종 공과금이나 식재료 가격이 늘면서 올해 다섯달 중 두 달은 오히려 손해를 봤다. 그나마 배달로 버텼는데 이제는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지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배달비 뿐만 아니라 엔데믹 전환으로 음식 소비문화가 바뀐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근 들어 배달앱 업체들과 식당들이 배달비 부담액을 늘리면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배달비가 줄었지만 배달앱 이용자 수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근거로 든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소비자들이 직접 부담하는 배달비는 오히려 줄었지만 배달 음식 수요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배달비 부담 때문이 아니다. 엔데믹으로 소비 생활 패턴이 바뀐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우후죽순 배달 전문 음식점이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원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외식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때 전체적인 외식 수요는 줄었지만 음식점은 오히려 더 많이 생겨났다”면서 “이들 중 60~70%는 배달 전문 매장으로 추정된다. 수요는 줄었는데 공급은 그대로다 보니 경쟁은 심해지고 매출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 전문 매장은 배달의존도가 100%라서 주문 수요가 줄면 대안이 마땅치 않다”면서 “개별 자영업자들이 계속해서 배달비를 떠안으면서 장사하기는 어렵다.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시장 흐름이 바뀌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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