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논란 떠나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인종차별적 발언에 징계
클린스만 감독, 논란 중에도 경기 투입..이후에도 지나친 감싸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냉정하고 따끔한 메시지 없어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두둔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2일 축구회관에서 취임 후 A매치 4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함께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을 밝히고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부임하고 치른 4경기에 대해 평가하는 기자회견은 이례적이다. 취임 전부터 따라다녔던 물음표가 더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가진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취재진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다. 하지만 4경기 무승과 전술에 뚜렷한 색깔이 없다는 지적 앞에서는 머뭇거렸다.
더 답답한 부분은 인종차별적 언급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에 오른 선수들에 대한 두둔이다. 같은 시각 같은 건물 내에서는 SNS에서 인종 차별적 언급으로 물의를 일으킨 울산현대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 등에 대한 상벌위가 열렸다.
상벌위는 SNS상에서 선수들이 특정 인종이나 개인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피부색 등 인종적 특성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도 인종차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해 징계를 내렸다. 한국 프로축구 출범 40년 역사상 최초의 인종차별 징계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도 있지만, 연맹은 인종차별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울산현대 구단도 논란으로 떠오르는 시점부터 구단 사과문 및 자체 징계 계획 등을 발표하며 재빨리 수습에 나섰고, 홍명보 감독도 선수들의 잘못을 질타하며 인식 제고를 촉구했다.
프로축구선수협회 부회장인 울산 이청용은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최근 EPL의 손흥민과 라리가의 비니시우스를 향한 인종차별 발언이 있었듯 선수들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도 인종차별적 언급으로 상벌위에 오른 선수들을 두둔했다. 인종차별 사건 발생 뒤 펼쳐진 6월 A매치 2연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문제가 됐던 선수들을 기용해 비판을 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시 경기를 앞두고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며 감쌌고,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선수 이전에 항상 사람으로 존중해야 한다. 선수들이 도움을 받아야 할 때 제가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유사 사안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선수단 대상 교육과 인권 의식 강화에 힘을 쓰자는 분위기에서 계속된 감싸기 발언은 당최 이해할 수 없다. 물론 국가대표 한 선수를 이번 일로 인해 몰아세워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한 국가의 대표팀 감독으로서 지금의 태도는 지나치다.
“마치 한국 축구선수는 인종차별을 해도 대표팀에서 출전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많은 축구팬들 반응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최근 유럽 축구계는 인종차별 문제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냉정하면서도 날카로운 메시지는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능력도 있는 특급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라 더 답답하다. 지금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무 전술’보다 더 안타까운 것이 클린스만 감독의 도 넘은 감싸기다.